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68만3천명으로 1년 전보다 67만1천명(2.5%) 증가했다. 지난 3월부터 7개월 연속 오름세이자, 2014년 3월(72만6천명)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 같은 고용동향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 회복세가 뚜렷하게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고용 충격 발생 이전 고점이던 지난해 2월에 한 발 더 근접해 고점대비 99.8% 수준”이라며 “코로나19에 대응한 정부 일자리사업 증가와 함께 사회복지 서비스 수요 확대 등으로 인한 중장기 추세적 증가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안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취업자 수를 회복하겠다”는 자신감도 덧붙였다.

그러나 고용 상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부의 장밋빛 통계를 믿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이는 같은 날 한국경제연구원이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30∼49세, 이른바 ‘3040’의 취업자 수가 최근 5년간 연평균 1.5%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3040 고용률은 76.2%로, OECD 국가 평균(77.4%)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38개국 중에서 30위에 머물렀다. 게다가 독일(84.9→85.8%), 일본(82.4→85.1%), 영국(83.0→85.1%), 프랑스(80.8→81.9%) 등은 오히려 5년 전보다 3040 고용률이 개선돼 대조를 이뤘다.

통계청 9월 고용동향에서도 30대 취업자는 지난해 9월보다 1만2천명 감소했다. 지난해 3월부터 19개월째 내림세다. 이에 대해 정부는 “30대는 인구가 13만9천명이 자연감소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취업자는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늘어난 연령대별 취업자 수를 보면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60세 이상 32만3천명, 20대 20만2천명, 50대 12만4천명, 40대 1만8천명이 늘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여전히 재정을 쏟아부어 만든 단기 위주 일자리가 많다는 사실이다.

실제 산업별 취업자 수를 보면 도소매업은 12만2천명 감소했고, 제조업은 3만7천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4만8천명 감소했다. 2020년 기준 3040 취업자 비중이 가장 높은 산업은 제조업(196%)이고, 다음이 도소매업(14.1%)이었다.

30대와 40대는 국가경제의 중추다. 각 가정에서는 가장이고 가계 지출과 자녀 양육 부담에 등골이 휜다. 이들 세대의 고용률 부진은 곧 우리나라 경기회복에 걸림돌이고, 서민 가정의 생계 곤란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고용동향에 왜곡된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3040이 많이 종사하는 산업의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해야 한다. 제조업 등의 투자 마인드를 끌어낼 규제 개혁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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