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은 세종대왕이 순수 우리 글의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만든 지 올해로 575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1949년 국경일로 지정돼 존·폐의 위기를 거듭한 10월 9일 한글날이 올해부터 법정 대체 공휴일까지 만들어졌다.

한때 한글날이 공휴일뿐만 아니라 국경일에서도 제외돼 기념식 행사에 그쳤다. 이에 한글학자들과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들은 한글의 정체성이 없어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글날을 정식 국경일로 만들어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에 대한 위대함을 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글(훈민정음)이 탄생하기 이전의 당시 백성들은 중국문화인 한자를 글로 사용해 왔다. 당연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국문화에 적응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어려움의 해결과 한자를 탈피하기 위해 세종대왕은 최고의 학자들로 구성된 경복궁 내에 집현전을 세웠다. 좀 더 배우기 쉽고 떳떳한 우리 글을 갖기 위해 한글 창제의 구심점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글 창제 집현전 집필학자의 구성은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최항, 박팽년, 강희안, 이개, 이선로 등 8명이다.

이렇듯, 세종대왕(세종 25년)과 집현전 학자들의 연구로 훈민정음을 창제한 날은 음력 12월 상한(1443년 1월 15일)으로 나왔다. 훈민정음 반포는 3년 후인 세종 28년 음력 9월 상한(1446년 10월 9일)이다.이에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제정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국민들에게 반포돼 575년 동안 우리 글로 발전을 거듭하며 국민의 언어와 글자 문화로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세계의 각 나라의 글자 문화를 들추어봐도 과학적 문자로 자기만의 독특한 글을 가진 나라가 불과 손에 꼽힐 정도밖에 안 된다. 이는 한글을 입증해 준 셈이다.

이런 한글을 가진 우리 국민들은 자긍심과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위대한 한글을 제대로 배우고 성장시키는 데 힉생들의 교육 문제도 중요하지만. 기성세대들의 언어문화와 글쓰기에 대해 좀 더 신중하고 품격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은 현재의 인터넷 사용과 핸드폰 이용이 늘면서 문자 메시지를 통해 듣도 보도 못한 축약된 글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한글 파괴가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이다. 맞춤법은 고사하고 문법과 뜻을 무시한 은어와 줄임말 사용의 난무가 일상이다. 앞으로 우리의 한글문화가 어떤 형태로 변화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와 다른 나라의 언어 배우는 데 열중하면서도 정작 우리 글인 한글에는 소홀한 모습이다. 국어 표준에 맞지 않는 맞춤법 틀리기는 보통으로, 띄어쓰기도 모른다면 과연 대한민국 국민이라 자부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어린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학교의 기초 교육에 대한 걱정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영어와 외국어를 배우는 학습도 중요하다. 그러나 초등학교 기초 학년부터 한글의 우수성과 배움의 편리성을 가르쳐 한글이 세계 글자 문화에 한발 앞섰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겠다.

우리 언어에 맞게 창조적으로 만들어진 한글은 세계의 공용어로도 손색이 없다. 청소년을 비롯한 국민 모두 정확하고 바른 한글 사용의 습관을 가질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한글의 정체성은 우리 국민이 자긍심을 갖게 하는 최고의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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