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환 보내면 혼주에 반값 이하 상품권으로 전달
“결혼식장 배만 불린 꼴…답례품 품질도 조잡”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축하한다고 보낸 하객 기분 상하고, 받는 혼주도 기분 나쁜 쌀 화환을 ‘예식장’은 왜 고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지인의 결혼을 축하해주러 갔다가 되레 기분 상해 집으로 돌아왔다.

친한 지인의 자녀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축하 의미로 화환을 보냈는데 예식장에 꽃 화환 대신 ‘쌀 화환’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최근 대부분 예식장이 꽃 화환 반입을 금지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던 터라 이 부분이 문제가 아니라 한다.

결혼식이 끝난 뒤 자신의 이름으로 보낸 10만원짜리 화환이 혼주에게 2만8천원 수준 상품권으로 전달됐다는 지인의 말에 기분이 상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보인 성의가 고작 2만8천원 상당 상품권으로 전락한 것도 기분 나쁘고, 알 수 없는 중간 수수료에 ‘결혼식장만 배 불린 것 아닌가’ 싶다는 게 A씨 생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예식장의 폭리 아닌 폭리(?)에 혼주는 물론 하객도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혼주는 코로나19 속 결혼이 이뤄지는 터라 금전적 걱정이 커진 상황인데 예식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폭리를 취하니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하객은 나빠진 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새 출발을 하는 이들을 축하하고자 지갑을 열었는데 성의 없는 상품권 또는 답례품으로 전환되니 불쾌할 수밖에 없다.

6일 지역 화환업계와 웨딩업체 등에 따르면 최근 청주지역 대다수 예식장들은 3단 화환 반입을 금지하고 이를 쌀 화환으로 전환하고 있다.

쌀 화환은 조화 등으로 꾸민 화환과 쌀 포대기 모형이 합쳐진 형태로, 예식 당사자나 혼주들이 쌀 또는 농수산물 상품권으로 교환해 가져갈 수 있다.

10만원짜리 10㎏ 쌀 화환을 기준으로 2만5천~3만원 수준 상품권을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하객이 10만원 상당 화환을 보내도 혼주에게 돌아가는 것은 고작 2만5천~3만원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나머지 7만5천~8만은 화환 설치 업체와 예식장 측 등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소비자는 알 수 없는 예식장식 계산에 혼주와 하객 모두 혼란스럽다.

또 꽃 화환은 우리의 미풍양속에 혼주와 하객 모두 금전적 계산을 할 필요가 없지만, 쌀 화환은 축하의 상징이라 보기 어렵고 또 축의금으로 여기기도 힘든  일반적 인식도 한 몫한다.

최근에 자녀가 결혼했다는 B씨는 “아이가 올해 결혼한다 해서 금전적 부담이 있던 상황이라 쌀 화환에 기대가 컸는데 막상 받아보니 기대에 못 미쳐 떨떠름했다”며 “차라리 꽃이라면 기분이라도 좋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거리두기로 결혼식장 내 식사가 어렵게 되면서 예식장이 식사 대신 제공하는 답례품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예식장에서 하객에게 지급하는 답례품이 애초 계약한 식사비에 비해 너무 싼 제품인 와인 또는 빵, 떡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결혼을 했다는 C씨는 “코로나19로 대부분 하객들이 식사를 거르고 답례품을 받아갔다”며 “막상 보니 너무 질 낮은 답례품이라 멀리서 오신 분들에게 죄송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예식장이 어떻게 계산하는지 이해 안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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