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청주·대전, 대청호 담수 40주년 UHD 다큐 제작
18일 1부 ‘그대있음에’·19일 ‘비밀의 정원’ 방영

길석희, 유연봉 부부는 이 길을 매일 함께 걷는다, 암컷을 물며 산란을 자극하는 끄리와 대청호 붉은배새매.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KBS청주방송총국과 KBS대전방송총국은 충청인의 젖줄인 대청호 담수 40주년을 맞아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대청호의 특별한 풍경을 UHD(초고화질)로 촬영한 다큐멘터리 ‘대청호(2부작)’를 공동으로 기획, 제작해 2회에 걸쳐 방영한다.

1부 ‘그대있음에’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에, 2부 ‘비밀의 정원’은 19일 오전 10시 10분에 KBS 1TV에서 방영된다.

다큐멘터리 ‘대청호’는 댐과 함께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수몰민들의 애환이 담긴 40년 삶의 모습과 댐과 함께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온 동식물의 이야기를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담아냈다.  

1977년에 시작된 댐공사는 5년간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열정이 들어갔다. 이들의 희생을 통해 만들어진 대청댐은 대전시가 광역시로 발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와함께 청주와 천안, 세종, 공주 등 충남·북, 그리고 전북도 일부까지 식수와 공업용수 등으로 연간 1천3백t을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강 중·하류권의 홍수조절도 가능하게 됐다. 대청댐이 충청인의 산업과 생명의 젖물로서 역할을 한지 올해로 40년을 맞았다.

‘대청호’는 완공 이후 40년, 계절의 순환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사람의 풍경을 가장 아름답고, 진솔하게 담아내기 위해 사계절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특히 1부 ‘그대 있음에’에서는 대청호를 제2의 고향이라 여기며 호수에 기대 살아가는 수몰민의 사계절 이야기를,  2부 ‘비밀의 정원’에서는 2003년 민간에 개방된 청남대 속 생명들의 이야기를 고품격 UHD 영상으로 담아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대청호의 비경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KBS 대전이 제작한 1부 ‘그대 있음에’는 고향을 잃었지만 잊지 않고 호수에 기대어 살아가는 수몰민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과 시간을 담았다.

둘이 합쳐 176세인 길석희·유연봉 부부가 등장한다. 굽은 허리마저 닮은 부부는 매일 아침 호수로 나가 작은 쪽배를 띄운다. 노부부의 시간은 도시의 시간과 많이 다르다. 배에 들어온 물을 퍼내는 데만 30분, 배 띄우는데 30분이다. 10분이면 갈 법한 거리를 두 노인은 1시간이나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그곳을 찾는 이유는 호수 건너엔 그들의 청춘이 담긴 땅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 옥신각신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일상이지만, 부부에게는 서로가 있기에 가능한 누구보다 특별한 일상이다. 떠날 수 없어 떠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키고 싶어 떠나지 않았던 노부부의 사계절을 오롯이 따라간다.

또 다른 수몰민 이선우·철우 형제도 매일 배를 타고 호수를 가로 질러 텃밭으로 향한다.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형제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 꿈에라도 고향집을 가보고 싶은 것이다. 제작진은 수중 촬영을 통해 이선우 씨의 기억을 더듬어 호수 아래로 찾아 내려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선우씨의 고향집을 발견하는데 성공한다.

KBS 청주가 제작한 2부 ‘비밀의 정원’은 호수가 품은 비밀의 정원, 청남대를 중심으로 한 생태 다큐로 접근했다. 30년 동안 국가 1급 경호 시설인 대통령별장이었다 2003년 민간에 개방된 청남대와 대청호 생명들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낮에는 관광객을 맞이하지만 밤에는 인적이 끊기며 오롯이 야생으로 돌아가는 곳, 인간의 손길로 꾸며놓은 정원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된 자연의 건강한 숲이 공존하는 신비스러운 곳을 들여다본다. 청남대는 관광지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은 무수한 생명들이 인간의 간섭을 피해 살아가는 자연의 낙원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청호가 품은 이 특별한 공간을 자연 속 생명들의 눈으로, 생태적 시각으로 영상 기록한 최초의 다큐멘터리이다.

KBS 청주 노정민 PD는 “취재 과정에서 청남대 곳곳에 설치한 센서 카메라를 통해 멧토끼, 오소리, 멧돼지, 수달 등 동물들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포착했다. 주중 촬영을 통해 배스 수컷이 암컷의 몸을 무는 특이한 구애 행동장면을 포착하기도 했다”며 기획의도에 대해 “‘대청호’는 추석을 맞아 우리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고향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물속에 잠긴 고향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호수는 어떤 의미일까? 녹록치 않은 삶을 일상으로 여기며 물길을 건너는 이들을 통해 익숙함 뒤에 가려진 삶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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