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순의 the생각해보기] 뜨거워진 미호강
[배명순의 the생각해보기] 뜨거워진 미호강
  • 충청매일
  • 승인 2021.09.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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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연구원 연구위원

미호강의 관심이 뜨거워졌다. 충북도가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2032년까지 6천500억원을 들여 수질을 1급수 수준으로 복원하고, 유량을 추가 확보하며, 친수여가공간의 제공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충북도는 미호강 환경개선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랬던 충북도가 수질개선 등을 위해 많은 예산 드는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겠다니 반갑고 환영해야 할 터인데, 의심의 눈초리와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다. MB정부의 4대강사업에 놀랐던 경험 탓이다.

미호강은 길이 89.2km, 유역면적 1천860㎢로 금강유역에서 가장 큰 규모다. 충북 음성군 마이산에서 발원하여 진천, 청주, 세종을 거쳐 금강에 합류한다. 4개의 광역자치단체와 8개의 기초자치단체가 포함되어 있다. 세종시가 들어서고 청주·청원이 통합되면서 중요성이 커졌지만 관심은 그렇지 못했다. 미호강에 대한 관심이 왜 낮은 것일까? 과거에도 그랬을까?

1970~80년대 만해도 미호강은 주민들의 휴식처이고 놀이공간이었다. 넓은 모래사장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경관을 보여줬다. 천연기념물 제454호인 미호종개가 살았다. 필자도 대학시절 미호강 둔치의 딸기밭과 모래사장에서 친구들과 놀았던 추억이 있다. 50대 이상의 청주, 청원 출신의 주민들은 대부분 미호강에 대한 추억이 있을 정도로 우리 생활과 가까운 공간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미호강은 우리의 삶에서 멀어진 것일까? 미호종개는 왜 멸종위기에 처한 것일까?

대부분의 도시는 하천이나 강을 끼고 있다. 하천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남한강의 충주, 갑천의 대전, 전주천의 전주, 한강의 서울이 그렇다. 강 옆에는 도시가 형성되어 있는데, 미호강은 특별하다. 상류에서 하류까지 강 옆에는 도시가 아니라 농경지가 자리 잡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일지도 모른다. 예전처럼 물놀이를 하지 않게 되었고(멀리 바다나 워터파크로 간다), 제대로 된 쉼터가 없고 재미도 없다. 물이 오염되면서 물놀이나 고기잡이는 더 힘들어졌다. 보(洑)가 만들어지면서 물의 흐름이 끊어지고 유속도 느려졌다. 이로 인해 하천에는 모래가 아니라 장마철 떠내려 온 흙이 쌓이게 됐고, 여기에서 풀과 나무가 자랐다. 지금 미호강의 둔치는 온통 풀로 덮여있다(미호강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하천이 이렇다).

풀로 덮인 하천은 언뜻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고, 수달 등 야생 동물의 서식처로서 좋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풀이 무성한 하천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민의 놀이공간이었던 하천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한다. 당연히 관심에서 멀어졌고, 수질이 나빠져도 크게 신경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 환경오염의 가장 큰 요인은 오염물질 배출자가 아니라 행정과 주민들의 무관심이었다. 

충북도의 미호강 프로젝트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는 모르겠다. 우려 속에서도 한편 반가운 것은, 그동안 떠났던 관심을 다시 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의 관심과 참여, 이것이 미호강의 환경과 생태를 지키고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미호강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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