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손자는 전쟁은 속임수라고 하고 있다. 그 속임수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숨기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이 속임수 전략을 활용하는 후흑학(厚黑學)의 대가들이다. 여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들은 누가 보아도 부동산 투기인 데 삼척동자도 납득할 수 없는 말로 투기를 투자라고 우기고 정당화하면서 국회의원직을 사수하고 있다. 그 뻔뻔함에 국민들만 분노할 뿐이다.

대권을 잡겠다는 사람들이 각종 의혹에 대응하는 행태를 보면 삼국지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잔재주로 속임수를 사용하여 국민과 유권자들을 속이고자 한다. 이들의 행태를 보면 첫 번째는 오리발 작전으로 전면 부인을 한다. “사실무근이다.”,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 “전혀 모르는 일이다.”, “들은 바도 없다.”, “기자가 쓴 소설이다.”, “정치적 탄압이다.”와 같이 일단 부정을 하고 본다.

이러한 부정에도 사건이 끝나지 않고 확대되고 사실적인 것이 보도되면, 본인이나 관련 정당 또는 관련 부처는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아는 바 없다.”, “경위를 조사 중이다.”,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수사기관에서 내사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지연전술을 쓰거나 언론이나 경쟁 정당에 책임 전가를 한다.

이렇게 깔고 뭉개기 작전에도 여론의 수그러들지 않으면 일부 시인하면서 “기억이 안 난다.”, “사무착오나 실무자가 잘못한 것 같다.”, “검토 결과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와 같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유를 들이댄다. 여기에 결정적인 증거 등이 나오게 되면 당사자나 해당 기관은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 “바쁘다”, “이렇게 마다토어식으로 까발리는 것은 인권침해다.”면서 다시 지연작전을 써서 여론이 수그러들기를 바란다. 일반적으로 여론은 한두 달이면 관심이 반감되고 식상하여 관심이 없어지게 된다.

문제가 법적으로 비화하여 검찰조사를 받게 되면 이때부터 침묵은 금이라는 속담에 의존하여 “그럴 의도는 없었다.”, “유감이다”,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겠습니다.” 또는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했습니다.”와 같이 자세를 급격하게 낮춘다.

대형부정 사건이나 의혹 사건은 검찰에서 기소하고 법원의 심판을 기다리게 되면 언론은 다시는 보도를 하지 않는다. 이때부터 흐지부지되도록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하겠다”면서 시간을 벌고 대형 로펌 변호사나 전관예우 변호사에 사건을 의뢰하여 미꾸라지 빠져나가듯이 벌금 80만 원을 받거나, 대법원까지 항소하여 임기 만료까지 재판을 연기하거나, 집행유예로 전과기록만 받고 자신의 권력을 자랑하고 다닌다.

이 모든 과정에 권력을 가진 자들의 재력과 힘 있는 언론, 검찰, 변호사, 인맥이 속임수의 위장막이 되어 사실을 호도하고, 왜곡시켜서 국민들을 속이는 데 일조를 한다. 그 결과 남는 것은 국민의 분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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