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각종 생활 물가와 농산물 가격의 상승이 예사롭지 않은 추세다. 소비자인 국민의 시름이 깊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올해 초부터 소비자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을 정도로 상승세가 급격해져 더 그렇다.

더구나 국민의 생활을 위축시키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장기간 싸움에서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은 고공행진의 물가 상승률까지 짊어져야 하는 이중적 고통을 겪는 상황이 됐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대를 유지하던 물가 상승률은 4월 2.3%로 급격히 오르면서 5월에는 9년 1개월 만에 2.6%를 기록하는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6월 2.4%로 주춤했지만, 다시 7월과 8월 모두 2.6%를 나타내 5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해 2017년 5월 이후 4년 만이다.

그동안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을 비롯해 예방에만 치우친 실태를 비교해 볼 때,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물가 잡기에 소홀한 틈을 타 물가는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상을 나타냈다.

특히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7.8% 상승해 전체 물가를 0.65%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주요 식품으로 분류되는 돼지고기(11.0%), 달걀(54.6%), 쌀(13.7%), 국산 쇠고기(7.5%)를 비롯해 양념류인 고춧가루(26.1%), 마늘(49%) 등의 생활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이렇듯 4월부터 8월까지 이어온 물가 상승세는 9월에도 누그러질 기미 없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기세를 높일 조짐이다. 이는 계절별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서민경제뿐만 아니라 주부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물가 상승률이 만만치 않다는 분위기다.

물가 상승 곡선이 가파르자 물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국민의 사회적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생활물가 지수 등 다양한 품목의 물가는 몇 년 만에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 국민은 불안감으로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앞서 정부는 올 상반기 물가 상승 폭이 급격히 높아지자 하반기의 물가 안정에 대해 자신감 있게 내비쳤다. 그러나 정작 하반기에 들어선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물가 상승률이 연중 최고치를 찍는 역현상을 나타냈다.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8월 2% 중반을 상회하는 물가상승률은 예상보다 큰 상승폭”이라며 “경기가 회복하며 수요 측면의 상승 압력이 확대돼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상승 요인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의 현상으로 가뜩이나 생활이 팍팍해진 국민들에게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추석을 앞둔 6일부터 88% 국민에게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을 지급한다. 지원금에 따른 경제효과를 고려하면 물가상승 압력은 계속될 전망으로 점쳐진다.

물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게 국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지친 국민들에게 이번 추석은 마음의 고통을 덜 수 있는 물가 잡기에 힘써야 하겠다. 물가는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돼 민감한 부분이다. 물가상승 곡선이 높아지면 그만큼 국민들의 고통지수도 높아진다. 생활 물가 걱정 없는 경제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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