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특히 강남 3구의 집값이 급등한 건 언론 보도의 영향이 크다는 국토연구원의 논문이 많은 국민들을 어이없게 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최근 ‘주택 거래가격 결정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이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언론 보도의 영향이 크다’며 ‘주택가격 결정에는 사람들의 심리, 특히 미래 가격에 대한 기대가 중요한데 집값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언론 보도가 집값 상승 심리를 부추겨 가격을 크게 올렸다’고 나선 것이다.

원래 국토연구원은 하나뿐인 소중한 국토자원의 효율적인 이용 개발 보전에 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국토의 균형발전과 국민 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1978년에 설립된 국책 연구기관이다.

이같이 국토연구원의 태생 자체를 보면 자신들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나와 있고 현 부동산시장을 보면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가 자명한 상황인데도 ’손 놓고 무능하게 지내온 국토연구원’이 무슨 낯으로 이 같은 보고서를 냈는지 너무나 뻔뻔하고 자신들의 무능을 알리는것 같아 참으로 ‘세금만 낭비한 돈 먹는 연구원’이라는 비판받아 마땅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국민들의 ‘내 집’ 수요는 계속 느는데 이를 강제로 막기 위해 온갖 규제로 신규 주택 공급을 틀어막아 집값 급등을 가져왔다는 것은 초등학생 수준에서도 알 수 있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단순 주택보급률 등을 앞세워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규제 일변도 정책을 계속 밀어붙여 현 정부내 집값이 계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록을 세우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집값이 치솟았는지는 면밀히 따지지도 않고 집값이 오른 결과를 보도한 언론에게 떠넘기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번 보고서는 국토연구원이 지난 2014년부터 올 3월까지 실거래 자료를 토대로 평균가격, 거래건수, 최고가격 경신 관련 보도건수 등이 집값 상승 기대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한다. 하지만 언론 보도가 강남 3구 집값에 어떻게,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논리 비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정책, 금리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들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집값 상승이 언론 탓이라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짜맞추기식 연구를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집값을 상승시켰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특히 다주택자를 옥죄는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열풍을 일으킨 것이 강남 집값을 급등시킨 결정적 원인이었다.

주택 신고가가 속출하고 집값이 폭등할 때 언론이 보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런 보도를 보고 대중의 심리가 바뀌었더라도 집값 상승 근본 원인은 정책 실패와 공급 부족에 있는 것이다. 본말을 뒤집어선 안 될 일이다.

4년 내내 부동산시장과 싸워온 정부는 걸핏하면 남 탓이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집값 불안 원인으로 ‘과도한 기대심리’라며 ‘국민 탓’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번 국토연구원은 ‘언론 탓’을 하고 있다. 정부와 국책기관이 집값 급등 책임을 남에게 떠넘길 궁리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고 그에 맞춰 해결책을 찾아야 훗날 국민들의 보복을 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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