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자원이 풍부해 자국민 스스로 잘 살수 있었던 아프가니스탄이 어쩌다 두동강이 났을까? 탈레반이라는 반정부단체와의 오랜 내전에 개입한 미국의 잘못된 선택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자국의 문제는 자국이 해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간섭해 한 민족이 둘로 갈라져 일부는 고국을 떠나 난민 되야 하는 기막힌 실정이 됐다.

탈레반은 미국과 동맹군이 5월부터 아프간 철군을 시작하자 점차 세력을 확장해 이달 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 이들은 이슬람법을 따르는 이슬람 토후국 재건을 선포한 상태다.

미군은 2002년 아프간 내전에 개입해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고도 그후 10년간 아프간을 떠나지 않았다. 아프간 정부를 미 군정하에 두고 산지에 흩어져 게릴라식으로 전투하는 탈레반 반정부군을 공격했으나 섬멸하지 못한 것이다.

20년이라는 장기 전쟁으로 미군은 2천 500명이 사망했고 쏟아부은 돈은 1천조원이 넘는다. 미군이 그렇게 사망했다면 아프칸 국민은 얼마나 많은 사상자를 냈을지 상상할수 조차 없다. 그사이 수 많은 국민은 불안과 고통속에서 살아야 했다. 세계의 지도자라 자처하는 미국의 바른 선택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프간 대통령은 공항에 흘리고 갈만큼 많은 양의 현금을 들고 제일 먼저 탈출했다. 그동안 미군정에 협력한 수많은 아프간 국민들이 탈레반 정부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줄을 이어 나라를 떠나 난민 대열을 이루고 있다.

카불 공항을 향해 필사적으로 피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탈레반군의 저지선도 완강한 상태다. 미국이 탈레반과 협상해 난민을 구조하겠다고 밝혔다. 잘 이루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미국에 도착하는 난민들은 임시 거처로 버지니아, 텍사스, 위스콘신에 이어 네 번째로 뉴저지주의 미군부대 등에 분산 배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둔지에도 난민이 임시 수용될 수 있다. 미국이 확고한 거처를 결정할 때까지 난민을 받아들여 도와줘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민 뿐 아니라 미국을 지원한 동맹국과 현지인 및 난민도 최대한 철수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들의 철수 시한은 오는 31일이다.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선 순조로운 철수작업을 위해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반면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시한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병원과 학교 건설 프로젝트를 도운 아프간 현지 고용인의 국내 이송대책을 강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프간 현지에서 우리 정부 혹은 국민이 고용한 사람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그들에 대한 안전한 피난처를 확보해 줘야 한다. 현재 우리 정부와 연관 있는 아프간인은 약 400명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미국으로 촉발된 사태지만 우리 군은 미군의 협조를 위해 파병을 했던 국가다. 아프간 난민이 한국에 정착하기를 원한다면 당연히 도와야 한다. 하지만 난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미국이 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정부도 난민들의 최종 목적지는 미국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미국에서 난민 수용을 위한 준비가 되는 동안 임시로 미군기지에 체류시키는 문제 역시 협조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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