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휘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침구재활2과 교수

전동휘 교수
전동휘 교수

 

출산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는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자궁뿐아니라, 손목, 발목, 무릎 등 전신 관절이 이완되게 됩니다. 출산 후에도 3개월정도는 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100일간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특히 조심을 해야하는데요. 그러나 이 시기는 신생아를 키우는 시기로 갑작스레 전신 여러관절을 써야만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인대가 늘어져있는 관절에 지속적인 무리가 가해지면 염증은 물론이거니와, 구조적인 변형이 일어나 디스크, 협착, 고질적인 건초염, 만성 염좌등으로 진행될 수 있어 보다 주의를 기울여 주셔야 합니다.

자세에 따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수유하는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다보면 굽은 등자세가 굳어져 거북목, 흉곽출구증후군, 경추디스크, 충돌증후군등의 질환들이 복합적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질환들이 생기면 목이 뻣뻣해지고, 목에서 팔로 이어지는 부위가 저리거나 무거워지고, 어깨를 들어올리는 동작에도 점점 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치료로는 침, 약침, 봉침, 부항요법등으로 굳어있는 근육과 신경, 염증이 생긴 부위를 일차적으로 치료하고, 이와 동반하여 약해져있는 근육과 틀어져있는 척추를 추나치료를 통해 회복시킵니다. 이 때 출산 후 약해져있는 뼈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근막추나요법이 효과적이며, 강근골(强筋骨)시키는 한약처방도 산후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아이를 안는 동작이 반복되면서 엄지손가락의 건초염도 자주 생기는데요. 드퀘르벵 건초염이라고도 불리우는 질환으로 엄지손가락 인대주변 건초에 염증이 생겨 손가락을 들어올리거나 할 때 엄지손가락쪽 손목부위에 통증을 심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되기 쉽고 팔꿈치, 어깨로 광범위하게 통증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치료로는 염증이 생긴 건초부위에 침, 약침, 봉침등을 이용해 염증을 제거하고, 단축돼 있는 근육들을 함께 치료하고, 손목강화운동을 점진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출산 후 시간이 지나면 늘어져있는 인대가 탄력을 되찾기에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는 속설들이 있지만, 이는 그동안 관절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가정하입니다. 육아하면서 그 사이 손상돼 버린 연부조직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치료를 해야하거나, 후유증으로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초기 한방치료와 관리를 통해 통증으로 산후에 우울해지지 않고 엄마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육아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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