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인천 한 빌라에서 3살 딸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미혼모 A(30대)씨가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40분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보일러가 고온으로 켜져있고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 죽은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현재 임신 중인 아이의 아빠인 남자친구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B양을 홀로 집에 남겨둔 채 외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반복적으로 외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아동학대 및 방임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최근 인천 남동구의 빌라에서 딸 B양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B양과 둘이 공공임대주택인 빌라에서 지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학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동 학대의 80% 이상이 외부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욱 크다.

더욱이 부모의 자녀에 대한 학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학대유형이 갈수록 다양화되고, 학대의 정도와 결과 또한 잔인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10년간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례가 평균 매달 1건씩에 이를 정도로 우리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2015년 1만1천715건이던 국내 아동학대가 2019년에는 3만45건으로 급증했고, 사망 어린이는 42명에 달했다.

실효성이 부족한 땜질식 대책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지 않았던 것도 큰 문제다.

더욱이 아동학대의 경우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숨겨진 범죄라는 특수성과 정신적ㆍ육체적 미성숙으로 인해 아동 스스로가 인권을 주장하고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축소되고, 사회적으로 외면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동학대의 결과는 신체적인 부상 등에 그치지 않고 아이의 행동적, 발달적 문제를 포함해 근본적으로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데에 큰 심각성이 있다.

정신적 충격은 아동의 성장과정에서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쉽게 치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후속 대책이 뒤따르고 있지만 아동학대의 특수성과 제도적 허점을 통해 아직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허울 좋은 포장만 나열한다면, 아동보호는 만날 구호에 그칠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잇따르고 있는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아동학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충분한 논의와 제도적 보완이 뒤따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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