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얼마 전 지면에서 옛 청주우체국 자리에 우정박물관을 조성하자는 기사를 보고 크게 감동받으며 기대에 부풀었다.

우체국에서 40년 이상 근무하고 정년퇴직한 우정인(郵政人)으로서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다고 보며 그들에게 무한 감사를 드린다.

우체국은 선친께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어 우체국은 천생인연이란 마음으로 다른데 눈 돌리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해 봉직했다.

오랜 기간 근무한 관계로 재직 시는 물론 은퇴 후에도 길거리의 빨간 우체통이나 우편차량만 보아도 반가워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특히, 지면에서 ‘우’자만 보아도 우체국 아닌 가 눈길이 멈춰지곤 하는데 우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우정박물관을 내 고장에 조성하자는 보도에 반갑고 고마운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직장 초년시절부터 그곳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추억도 많고 땀과 눈물이 곳곳에 서려있다. 우표수집이 한창이던 시절엔 기념우표 나오는 날이면 우체국문 열기 전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 기다리던 시민들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연말연시엔 성탄과 연하장이 산더미같이 쌓여 전 직원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분류작업 했던 모습은 당시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고객만족 향상을 위해 괴산, 진천, 보은, 창구직원이 한데 모여 시연 시 총괄 기획 및 사회자로 활동했던 모습과 1998년도에 개국 100주년 기념행사 했던 장면 또한 그립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엔 우체국 앞이 시위중심장소라 시위대와 진압대간 쫓고 쫓기는 장면을 현장에서 생생히 보았고 최루탄 냄새에 업무를 보기 힘들 정도로 민주화 곤혹도 치른 장소다.

현재 우정박물관은 충남 천안시 유량동 우정공무원교육원내에 있다. 교육원내에 있다 보니 교육 온 관심 있는 우체국 직원들만 관람 할뿐 일반인들 접근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체국 종사자들이 우정의 역사를 올바로 배우도록 하는 장점은 있지만 널리 일반국민들이 관람할 수 있어야 우정발전이 있다.

따라서 필자는 언론에서 제시한대로 기존의 박물관은 그대로 두고 별도로 ‘청주 우정박물관’을 새로 건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편의 역사는 인류문명의 발달에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업무이기에 우편의 발자취를 보전해 후세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옛 청주우체국 자리는 130년의 우정업무를 수행해온 장소로 인근에 옛 청주목 관아건물 ‘망선루’, ‘용두사지 철당간’ 등의 역사 문화장소가 있어 우정박물관이 조성되면 성안길도 활성화되고 관광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청주는 세계 최초 금속활자가 만들어진 직지의 고장으로서 우정박물관을 건립하면 청주를 더욱 역사의 고장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2016년 청주우체국이 율량동으로 이전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우정박물관이 설립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역사의 공간이 되면 우정인(郵政人)최고의 선물이고 영광이다.

청주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혜를 모아 우리고장에 우정박물관이 설립되기를 우정인의 한사람으로서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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