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범도 장군의 귀환, 민족통일 주춧돌 돼야 한다
[사설] 홍범도 장군의 귀환, 민족통일 주춧돌 돼야 한다
  • 충청매일
  • 승인 2021.08.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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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이 서거 78년만에 우리나라 공군기 F-35A의 호위를 받으며 특별수송기 편으로 17일 귀환했다.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갖춰 장군을 맞이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로 항일독립운동 역사에서 우뚝 선 장군의 고국 귀환은 1991년 카자흐스탄이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하고,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북방정책 일환으로 시도한 일이다. 장군의 귀환은 문재인대통령의 절실한 숙원이자 소망으로 여러 우여곡절 끝에 임기 전에 극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 차원에서는 영광스럽게도 30년 결실의 성과를 마무리하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 최고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추서하면서 장군의 정신은 양국 간 상생과 포용, 평화와 번영을 향한 협력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장군 유해 송환이 어려웠던 것은 정부간 해결해야 할 문제보다 카자흐스탄에 이주해 정착한 고려인들의 입장이 컸다. 장군은 고려인들과 함께 연해주에서 이주했던 분이다. 힘들었던 고려인 사회를 이끄는 정신적 지주가 됐다.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간다 해도 고려인들 입장에서보면 섭섭하고 서운한 일이다. 고려인 사회의 장군에 대한 지지가 크기 때문에 고국으로 봉환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또 한가지 걸림돌은 카자흐스탄이 남북 모두와 수교한 국가라는 측면이다. 특히 장군의 고향은 평양이다. 당연히 북측의 유해 봉환 요구도 있었다. 외교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으로 귀환하는 게 중요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고향으로 돌아가셔야 하는 의미도 컸기 때문이다.

30년 만에 이뤄진 유해 봉환에는 신북방정책이 바탕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과 교역규모가 최근 3배가 늘었다. 신북방정책으로 양국 교역과 관계 활성화로 인한 신뢰가 쌓였다. 2019년 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해 유해 봉환을 정상회담 의제로 포함시키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의 응답을 받아냈다. 국빈방문 당시 문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과 함께 장군이 말년에 근무했다는 고려극장에 방문해 고려인 지도자 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고려인 사회 지지를 하나씩 이끌어냈다. 고려인의 지지도 유해 봉환을 하는 바탕이 됐다.

같은 해 9월 중앙아시아에 출장 간 강경화 외교부장관 편에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 유해 봉환을 재차 요청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같은 우여곡절을 극복하며 결국 대한민국으로 장군이 귀환한 것이다. 유해봉환 시기에 맞춰 토카예프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국빈 방문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장군과 관련된 두 건의 사료를 전달했다. 1943년 순국한 장군의 사망진단서 원본과 장군이 말년에 수위장으로 근무했던 고려극장 사임서 복사본이다.

장군의 전 생애가 전설 속에서 걸어 나와 위대한 역사적 사실로 우뚝 서게 되었다. 봉오동전투와 청산리 전투가 있은지 100년 만에 장군은 독립된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대한민국의 영광인 동시에 한민족의 기쁨이다. 남은 과제는 장군의 정신을 지키고 계승하는 일이다. 안타깝게도 장군은 분단된 현실에서 고향에 안치되지 못했다. 고난의 역사를 극복해온 장군의 정신을 어떻게 이어받아 민족 통일의 길을 갈 것인지, 정부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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