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연기와 무관중 경기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1896년 아테네 대회 이후 12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사스가 대유행이었던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과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했던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그대로 열렸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새삼 느낀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6위를 차지했다. 금 9개, 은 3개, 동 9개로 종합 8위에 오른 2016 리우올림픽에 비해 아쉬운 결과지만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기상을 전 세계에 알리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금메달 2개와 은메달과 동메달 1개씩을 획득한 충북소속(출신) 선수들의 선전이 눈부셨다.

충북소속 양궁 남자 단체전 김우진(청주시청) 선수와 남자 체조 도마 신재환(제천시청) 선수의 금메달과 충북출신 남자 유도 -100㎏ 조구함(청주 청석고 졸업) 선수와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 권영준(충북체고 졸업) 선수는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어 충북도민의 자긍심을 높여줬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단체전과 새내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수영, 육상 등 비인기 종목에서 메달과 진배없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우리가 획득한 금메달 6개중 4개가 단체전에서 나왔다. 제일먼저 양궁에서 혼성 단체전과 남녀 단체전 동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펜싱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과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 남자 에페와 여자 사브르 동메달 등 참가한 모든 단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양궁 여자 단체전은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33년간 단1번의 패배도 허용치 않고 9연패를 달성하는 위업을 이뤘으며,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 동메달은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여자배구는 단체종목 특성상 동료들과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팀워크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예선에서 김연경 선수의 “후회하지 말고 해보자”라는 간절한 외침이 모든 선수를 하나로 뭉치게 해 이후 한일전과 터키전까지 대역전승을 거두는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또한 올림픽에 첫 출전한 새내기 선수들이 긴장 없이 경기를 즐기는 마음가짐과 톡톡 튀는 개성을 선보이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요즘 젊은 세대들답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도전정신의 결과이며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로 자기 일을 즐기는 사람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단체 등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양궁 혼성 단체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우렁찬 파이팅을 외치며 2관왕을 견인한 김제덕(17) 선수와 양궁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개인전에서 하계올림픽 역사상 첫 3관왕을 달성한 안산(20) 선수, 여자 체조 도마에서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한 여서정(19) 선수와 아쉽게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아시아 최초로 65년만에 수영 종목 결선에 진출하여 전 세계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황선우(18) 선수, 육상 높이뛰기에서 25년만에 한국 신기록으로 올림픽 결선에 참가해 4위를 차지한 우상혁(25) 선수는 경기를 즐기는 긍정 마인드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물론 강철 같은 정신력과 집중력으로 발굴의 기량을 발휘하여 대한민국 스포츠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이번 대회 가장 값진 수확이라 할 수 있겠다.

올림픽이라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에서 금메달의 가치를 포기 할 수 없지만 승리에 집착하지 않고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노력이야 말로 진정한 스포츠의 가치라 할 수 있다.

스포츠는 청소년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고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위로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열정과 용기를 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무한한 힘이 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쳐있는 국민들에게 잠시나마 웃으며 모두가 하나 되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어느 때 보다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에 열린 대회에서 투혼을 불사른 선수단 모두는 결과를 떠나 우리들의 영원한 챔피언이며 위대한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렇듯 우리에게 감동과 환희를 선사하는 그들의 뜨거운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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