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들의 행보가 올 여름 찜통 더위만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앞으로 7개월여를 앞두고 여·야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대선 열기는 한층 가열되는 모습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당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박용진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해 1단계를 넘어섰다. 이들 6명은 대선 출마에 나설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을 잡기 위해 본격적인 2단계 선거전의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번 대선후보 결정 선거전 역시 구태정치의 티를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정책적 진검승부가 아닌, 오로지 상대방을 흠집 내려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일관하고 있어 더 그렇다.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적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 하겠다. 

민주당 내의 이런 정치적 네거티브 현상은 이 지사의 지지율 독주 속에 이낙연 전 당대표가 추격에 불을 당기면서 더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상대방에 대해 각을 세우는 네거티브로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주는 난타전으로 변질됐다.

이에 이 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소득’ 정책으로 청년에게 연 200만원, 전국민에게 100만원 지급 공약을 내걸었다. 이 대표 측은 반론을 제기하기는 모습을 보였다. 52조원의 재정이 필요한 기본소득 지원은 기존의 정부 재정에서 빼내는 일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가 재정으로 해결하는 일이어서 세원 발굴과 재원감당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대권 도전의 마지막 카드인 대선후보 티켓을 잡기 위해 정부재정을 매개로 한 이 지사의 핵심공약인 ‘기본소득’ 지원을 발표하자 후보 결정에 태풍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한 이 대표 측으로서는 정부재원 마련을 지적하는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아직 선거전 열기로 인식할 만큼의 뚜렷한 후보경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입당해 국민들과 소통으로 자신의 대선 출마 의사를 알리는 행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의 선호도 높은 지지율 상승이 관건이다.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지적하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국민의힘이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정도의 모습이다.

호남과 영남, 충청권를 넘나들며, 모든 국민과 소통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고군분투하는 발품을 팔기에 여념이 없다. 아직은 지지율이 상위권에 속하지만, 이렇다 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비방보다는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정책대결의 공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서민경제와 청년들의 일자리 정책, 비정규직 문제, 젊은이들에게 충격을 준 주택가격 폭등 문제는 거론조차 없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公約)이 국민에게 힘이 될지, 아니면 공약(空約)이 될지는 국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이는 철저한 공약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지키지도 못할 공약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정치인은 국민의 원성만 살 뿐이다.  

더구나 대통령을 하기 위해 나선 후보라면 소신없는 허튼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는 분명히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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