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이재명 지사의 바지 이야기는 가수 나훈아의 바지 이야기만큼 회자하고, 그 한마디 말로 반(反)바지 동맹까지 형성되었다고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내 장모는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는 하지도 않았다는 말이 장모의 법정 구속과 연계되어 윤 총장의 정의와 공정까지 확대되고 있다. 추미애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말싸움은 검증할 수 없는 사실을 가지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 목소리를 키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하여 추미애 전 장관은 ‘꼴뚜기가 뛰면 망둥이도 뛴다.’면서 전 감사원장을 하루아침에 망둥이로 만들었다. 이재명 지사의 미군 점령군이란 말과 윤석열 전 총장의 후쿠시마 오염수 발언은 어느새 반미 친일 프레임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말장난과 말싸움을 귀가 있고 눈이 있으니 내년 3월 선거까지 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옛날 한 왕이 매우 맛있는 과일이 열리는 나무를 가지고 있었다. 왕은 그 나무를 지키기 위해서 두 사람을 고용했다. 한 사람은 소경이고, 또 한 사람은 절름발이였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그 맛있는 과일을 따 먹자고 작당하여, 절름발이가 소경을 목말을 태워서 나무에 있는 맛있는 과일을 훔쳐 먹었다. 왕은 나무에 과일이 없어진 것을 보고 두 사람을 심문하였다. 소경은 나는 사물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절름발이는 나는 다리를 절어서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없어서, 과일을 따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왕은 그들의 말이 잘 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어서 내쫓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그들을 믿지는 않았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하면 그 힘이 더 커진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 힘은 더 커진다.

지금 정치인과 언론이 그 일을 하고 있다. 정치인이 말하면 언론이 장구치고 북치면서 포장을 하니 포장지 속의 내용물을 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공은 ‘군자는 말 한마디로 지혜로워지기도 하고 지혜롭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고 하고, 노자도 ‘군주는 조심하여 자기 말을 소중하게 여기고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세월이 바뀌고 세상이 변하였다고 하더라도 지켜야 할 것이다. 그것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만물 가운데에서 인간은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말을 가지게 되었다. 그 생존을 위해 자연 생태계는 보호색이나 소리로 먹이나 암컷을 유혹한다. 인간은 그것을 말이라는 수단으로 대체하였다. 인간은 자기의 생존을 위해 하루에 몇천 번의 거짓말을 한다고 하다. 그것이 남을 상대로 할 경우에는 속임수가 된다. 그래서 공자는 ‘군자는 사람의 말만 듣고 그를 추천하지는 않고 사람만 보고 그의 말을 판단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범인(凡人)은 공자가 말하는 군자가 아니니 그 말장난과 말싸움을 말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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