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여성가족부 폐지론’을 들고나와 정치권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야당의 이준석 대표도 “당 대선 주자들이 여가부 폐지 공약을 제대로 냈으면 좋겠다”며 가세해 사회 일각의 ‘여성 혐오’ 정서와 청년층의 사회경제적 박탈감에 편승해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정략적 행태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물론 이들의 ‘여가부 폐지’는 ‘인구 절반이 여성이고 정부 모든 부처가 여성 이슈와 관계있는데 여가부라는 별도 부처를 만들고 장관, 차관, 국장들을 둘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여성가족부가 없어도 여성 복지·취업·보육·안전 등의 문제를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사법 당국 등 정부 소관 부처가 나눠 맡으면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들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속내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지지세가 취약한 20~30대 연령층에서 여성들의 표를 포기하고서라도 20대 남성층의 지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뜻으로 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면 단면적인 정치논리로 국민들을 유혹하는 것이며 오로지 자신들의 ‘표 관리’만 위해 펴는, 국민적 공감대와 국민정서를 외면한 정치 논리밖에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여가부 페지를 주장하며 ‘여가부를 없애고 그 돈으로 의무 복무를 마친 청년들을 지원하겠다’는 후속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복지 정책을 비난할 때 사용했던 ‘편가르기’와 ‘갈라치기’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 국민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라는 분석이다.

당초 여가부는 UN이 1995년 각국에 ‘여성정책전담 국가기구’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고, 현재 세계 137개국이 우리나라처럼 독립부처 형태로 여성 정책을 다룬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 오로지 정치적인 편가르기 라는 해석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를 없애고 그 기능을 각 부처로 분산시키자는 것은 여성 문제와 관련해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현실을 볼 때 취업 형태, 임금 수준, 승진 등과 관련한 각종 지표들은 우리 사회의 여성이 넘어야 할 차별의 벽이 현실임을 익히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를 부정하면서까지 편견과 혐오를 지지층 결집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일부 정치가들이 대통령까지 나서겠다고 하는 행태가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수준이니, 이것이 국민을 무지하고, 무시하는 존재로 판단해서 나온 발상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거나, 그것을 통해서 한쪽의 표를 취하려는 건 또 다른 ‘분열의 정치’를 하자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만 하다.

분열과 배제, 차별이 엔진인 정치는 지독한 배기가스를 내뿜어 결국 국민에게 고통과 아픔을 가져다 준다,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면서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 정치의 본래 가치의 노선을 이탈해서는 안된다. 고로 여성가족부의 개선 방향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은 하고서 폐지를 주장하던가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오로지 폐지만을 주장하는 것은 젠더갈등에 편승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고자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표 장사’를 위해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주는 정치보다 개선과 대안제시로 국민안정을 주는 정치가를 국민들이 원한다는 것을 대선 출마자들은 반드시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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