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청와대 1급 청년비서관에 25세 대학생인 박성민씨가 임명된 것을 두고 불공정 이슈가 확대되고 있어 청와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 청년비서관의 임명은 재보선 참패에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에 따라 청년 민심을 적극 수용하기 위한 조처인 듯하다.

1급 공무원은 5급 행정고시를 합격해 임용되고도 25∼30년 노력해야 오를까 말까 하는 자리다.

각종 공무원 시험과 사기업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은 물론 평생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때문에 9급 공무원 공채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을 비롯해 많은 2030 청년들로부터 비난이 일고 있다.

100만 유튜버이자 ‘공부의 신’으로 유명한 강성태씨가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25살 대학생이 청와대 1급 공무원에 합격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매년 ‘공신닷컴’에서 전국 수석 초대하고 온갖 시험 최단기간 합격자들, 세계 1위 기업이나 공기관 합격하신 분들 등 대한민국에서 ‘공신’(공부의 신)이란 이들은 죄다 초대해 합격 비결을 들어왔지만 이분이 탑인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1급 대학생 비서관 임명은 지난해 불거졌던 인국공 사태에 이어 청년 세대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인국공 사태’는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 하청업체 소속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 직접고용 발표에 대해 공사 노조, 취업준비생에 이어 직접고용 대상인 보안검색요원들까지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일반국민들까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과정의 불공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러한 현상이 공공부문 정규직화 과정 전반에 대한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된바 있다.

아무리 청와대 비서직이라도 공직을 담당할 능력이 담보돼야 임명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부처 업무를 조율하고 국가정책 결정에 관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대학생 비서관이 그러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청년이기 때문에 청년비서관을 해야 한다면 대학교육 담당 비서관은 대학생이, 중등교육 담당은 중고등학생이 해야 한다는 논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매번 인사에서 헛발질을 해왔던 청와대가 아직도 국민들의 눈높이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의 국민들의 세대교체 요구는 구세대의 기득권으로부터 파생된 불공정 문제를 타파하라는 것이지, 대학생을 고위직에 임명하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의 집권세력은 부인할지 모르지만 온갖 권위주의와 불공정 문제에 짓눌려있는 듯하다.

지난번 여당 내 초선 의원들이 조국 사태와 당내 인사의 성추행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가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것도 이러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기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이번 대학생 비서관 임명을 계기로 청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공정의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