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공원을 걷고 신문을 보고 뉴스를 듣는다. 그러나 공원을 걸었던 상쾌한 기분이 신문을 보고 뉴스를 듣고 나면 머리가 어수선해진다. 신문을 펼치면 머리기사부터 사건 사고, 코로나 19, 부동산 가격 상승, 대권 주자들의 꼼수, 범죄와 비리 등 우울한 소식뿐이다. TV의 뉴스도 똑같다. 가뭄에 콩 나듯 하는 기분 좋은 뉴스가 있지만 대부분 신문 구석에 있어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한 주일 동안 신문과 인터넷에서 볼 수 있었던 기분 좋은 뉴스를 되새겨보면 손에 꼽을 듯하다. 폐지를 줍던 67살 지적 장애 노인이 리어카로 아우디 외제차를 긁어 3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국회의원이 이 노인의 벌금을 대신 내주었다고 한다. 서울 강서갑 강선우 의원 이야기이다. 가슴을 따듯하게 하는 뉴스이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택배 기사를 위해 자신이 먹는 음료수와 간식을 비닐 팩에 넣어서 “...저희 집은 늦게 주셔도 되니 힘드신 날에는 저희 집 물건은 배송을 미루셔도 돼요. 배고프실 때 챙겨 드세요! ...”라고 쓴 편지와 함께 문 앞에 두었다고 한다. 이를 가져간 택배 기사가 다음날 작은 미키마우스 보온물통을 집 앞에 놓아두고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내왔다는 뉴스는 택배로 싸우는 아파트 단지에서 볼일이다.

네덜란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 아말리아 공주가 18세가 되면 국가로부터 지급되는 수당과 생활비 등 160만 유로(약 21억6297만원)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무것도 안 하고 받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공주는 공주로서 업무를 수행할 때까지 왕실 수당을 정부에 환원하고 생활비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작은 이야기이지만 신선한 뉴스이다. 부동산 투기로 탈당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보면 어떠한 생각을 할까?

버지니아주 컬페퍼 카운티에서 사는 랠프 돈(62)이 최근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진 몇 장이 많은 네티즌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뉴스이다. 그가 키우는 할리(6)라는 이름의 골든 두들이 호수에 빠진 새끼 사슴을 구해 주었는데 다음날 그 새끼 사슴이 어미와 함께 집으로 찾아왔다는 이야기이다. 랠프 돈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많은 기쁨을 준 것에 우리 부부는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터넷에 아침을 기분 좋게 만드는 좋은 뉴스 네트워크(Good News Network)라는 사이트가 있다. 그들은 “좋은 뉴스로 아침 충격을 원하십니까?”라는 문구로 가입자에게 매일 기분 좋은 뉴스를 보내준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좋은 뉴스, 따뜻한 뉴스, 영감을 주는 뉴스, 작은 영웅 이야기, 어린아이, 웃음, 동물 이야기 등으로 사이트를 채우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매체에 ‘좋은 뉴스’, ‘아직 살만한 세상’과 같은 코너로 가슴을 적시는 뉴스를 전하지만, 좋은 뉴스는 조회 수가 적어서 그러한지 인기가 없다. 그래도 아침을 새롭게 하는 뉴스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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