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예총 부회장

 

“나는 무엇을 생각할까? 도(道)를 생각하리라. 나는 무엇을 말할까? 도를 말하리라! 나는 무엇을 행할까? 도를 행하리라!”라는 큰 스님의 법문이 중2학생의 가슴을 ‘콱!’ 치며 파고들었다. “그래 이거지!”라며 곧바로 출가했다고 한다. 용성선원장 월암(月庵)스님의 출가 일화다.

“여러분 다양한 취미를 가지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일생이 외롭지 않습니다.”가 각골난망의 금언으로 다가온다. 필자도 외롭지 않은 인생을 위해서 테니스 마니아가 되었다. 테니스는 동반자이자 삶의 일부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도가 있듯이 테니스에도 도가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6~70층 주상복합 고층 빌딩이 운집한 동탄 신도시가 보인다. 그곳에 딸이 살고 있어서 주말이면 센트럴파크 체육공원에 테니스장을 찾는다. ‘청솔’회원들과 어울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회원마다 높은 품격과 다정다감한 인정들을 소지하고 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  30도를 넘나드는 삼복더위에도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땀에 범벅이 돼도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충분하다.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는 것)할 때면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는 상쾌한 맛! 세상의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지락(至樂)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도(道)가 있듯이 술 먹을 때에도 주도(酒道)가 있다. 명심보감에 ‘주중불언(酒中不言)은 진군자(眞君子)요, 재상분명(財上分明)은 대장부(大丈夫)라’라고 했다. 술 먹을 때 말 없음은 참다운 군자요, 돈에 대해 분명한 것이 대장부라!  

지난 주말 공원엘 도착하여 테니스장으로 발길을 재촉하려니, 의자와 탁자에는 술병과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낭자하게 흩어져 있었다. 그러나 ‘한 창 때다. 나도 젊었을 때는 그랬다!’란 생각에 이르자 혐오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술병과 과자부스러기 등 쓰레기를 봉지에 담기 시작했다. 바닥에 흩어진 담배꽁초를 맨손으로 하나하나 주우려니 ‘내 나이에 이런 짓까지 해야 하나?’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말끔히 치우고, 더럽혀진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가다가 공원 관리인에게 얘기를 해 줬다. “아저씨 복 많이 받을 거예요”라고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도(道)다운 삶일까?   상대를 바꾸려 말고, 나부터 바꾸면 상대도 바뀐다. 스스로를 낮추는 삶, 즉 하심(下心)이다.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지혜의 등불이 점화돼 세상을 밝힐 수 있다.

범유하심자(凡有下心者) 만복자귀의(萬福自歸依)라! ‘무릇 마음을 낮추는 자에겐 만 가지 복이 스스로 돌아온다’란 구절이 실감이 났다.

우리는 매일매일 업을 짓고 산다. 업(業)이란 산스크리트어 ‘카르마(karma)’로서 의지적 행위를 말한다. 업(業)에 의해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이것을 신(身:몸), 구(口:입), 의(意:마음), ‘삼업(三業)’으로서 미래의 선악의 원인이 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 나는 무엇을 생각(意)할 것인가? 나는 무엇을 말(口)할 것인가? 나는 무엇을 행(身)할까?! 도를 생각하고, 도를 말하며 도를 행하리라!”, “오늘 내가 거는 전화 한 통화가 외로운 사람에겐 반가운 소식이 되기를!”이라며 삼업청정(三業淸淨)을 다짐한다.

하심의 도를 실천함으로써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하루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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