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단국대병원 교수.
김종필 단국대병원 교수.

[글 한만태기자·도움말 김종필 단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수부 세부 전문의) 교수]산업현장에서 안전의식의 강화와 안전장치의 발달로 과거보다 심각한 신체 손상은 줄어가고 있지만 스포츠 활동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팔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매우 급한 상황에서 환자나 주변 보호자가 당황하고 서두르다 여러 병원을 돌며 시간을 보내거나, 병원에 일찍 도착하더라도 적절한 수술이 이뤄지지 못하면 절단된 사지를 잃게 될 수 있다. 절단 사고 시, 절단된 부위를 잘 보관하고 적절한 응급처치 후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전문병원으로 바로 간다면 수술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서울 경기권에서 절단 환자가 대전, 충청권의 병원에 와서 수술을 받아도 좋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보관만 잘하면 12시간 안에도 수술이 가능한 손가락 절단과는 달리 팔, 다리 등과 같이 근육이 많은 사지 절단의 경우에는 근육이 괴사하기 전 6시간 안에 수술해야 생존율이 높으며 기능적 결과도 우수하다. 또한, 절단 시 과다 출혈로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접근성이 좋고 재접합 기술력을 갖춘 의료진이 포진한 전문병원으로 신속히 이동해서 수술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접합 수술은 뼈나 근육, 피부 등의 연결뿐만 아니라 신경과 혈관의 정확한 연결이 핵심적인 치료과정으로 만약 혈관 연결이 잘못되면 부분조직괴사 또는 절반 부위의 전체 괴사로 진행돼 결국은 사지를 잃게 되며, 또한 신경 한 가닥을 놓치면 감각이나 운동 기능이 돌아오지 않아 기능이 없는 사지로 남게 된다. 즉, 사지 절단 사고 발생 시 급박하게 아무 병원으로 가지 말고 접합 수술을 잘하고 미세재건이 가능한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 (손에 대해 더 세분되고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의)가 항상 대기하고 있는 ‘전문병원’으로 바로 가는 것이 좋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종필 단국대병원 교수는 “사지의 재접합술은 수상 후 신속하고 정확하게 시행돼야 하지만 과다 출혈로 인한 환자의 건강 상태를 먼저 체크해 과다출혈성 쇼크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손상 부위나 상태, 그리고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수술의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므로 때로는 재접합을 시도하지 않고 바로 절단 부위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환자의 안전과 빠른 재활에 유리할 수 있으므로 경험이 많은 전문의 판단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팔다리 또는 손가락 등의 절단 사고 시 대처법

먼저, 절단돼 잘린 부위는 소독이 잘 된 압박붕대로 출혈 부위를 압박해 출혈을 막는 것이 필요한데, 간혹 절단 부위보다 위에서 압박대나 붕대 등으로 압박하면 지혈이 효과적일 수는 있으나 압박 시간이 오래 지나면 오히려 정상 부위도 피가 통하지 않게 되어 괴사가 될 수 있고 수술의 실패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절단된 조직이 손상되지 않게 생리식염수로 세척하고, 생리식염수를 적신 무균거즈로 감싼 뒤 방수가 되는 비닐(지퍼락 같은 봉지)에 넣는다. 마지막으로 비닐을 얼음물이 담긴 플라스틱 상자에 넣은 뒤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가 있는 ‘전문병원’으로 간다. 이때 비닐에 싸여 있는 절단된 부위가 생리식염수가 아닌 물이나 다른 액체에 직접 닿으면 절단된 조직에 해가 될 수 있으니 얼음물에 직접 닿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간혹, 소독한다고 술 또는 공업용 알코올, 세제 등에 담가서 오거나 가루로 된 약이나 연고를 바르고 심지어 얼려서 오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절단 부위의 돌이킬 수 없는 조직 손상으로 접합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만약 생리식염수 세척이 힘들다면 그대로 병원에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수술 방법

절단된 손가락이나 팔다리는 접합할 때까지 생리식염수에 적신 거즈에 싸서 4도에 냉장 보관한다. 수술이 시작되면 먼저 오염된 조직을 철저히 절제하고 절단면을 미세 현미경 하에서 관찰해 혈관 연결이 가능한 동맥을 확인한다.

우선 절단된 뼈를 금속판이나 핀(K-강선) 또는 철사로 고정을 시행하고 힘줄을 단단히 연결을 시킨 후 미세 현미경 하에서 동맥을 연결하여 재관류 상태를 파악하고 곧이어 정맥을 연결한다. 이후 절단된 신경을 연결한 후 피부 봉합으로 마무리한다. 만약 혈관 손상이 심해 길이가 짧은 경우 팔다리의 다른 부위의 정맥을 가져와 손상된 혈관을 대신해 이식한다.

●수술 후 관리 및 재활 치료

수술 후 접합부위에 램프를 비추어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며 방안의 온도를 27도 이상 유지하도록 하며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 술 후 언제든지 혈관이 막힐 수 있으므로 피가 잘 통하고 있는지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이때 피부색, 체온, 산소분압 등의 동맥 순환 감시를 통해 확인한다. 만약 혈관이 잘 통하지 않으면 응급으로 탐색 술을 시행해 원인이 되는 부위를 찾아 혈관을 다시 연결해 피가 잘 통하도록 한다. 혈관 문합 부위가 혈전에 막히지 않게 항응고제를 쓰는데 이때 절단 부위의 지속적 출혈로 추가적인 수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수술 후 성공적인 접합이 시행된 경우, 2주째 간단한 봉합수술을 하거나 바로 퇴원을 하게 된다. 부분 괴사가 일어난 경우, 피부 이식이나 피판술을 이용하여 결손 부위를 덮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재활은 접합 수술 후 5~7일에 접합 부위 주변부터 관절 운동을 시작하고, 3~4주 후부터 수상 부위의 수동 또는 능동 운동을 시작한다. 수동적 운동은 환자 스스로 하거나 재활 센터에서 시작하고, 능동적 운동은 동적 보조기로 시행한다. 절단 수술 후 관리 및 재활은 경험이 많은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가 있는 전문병원에서 시행할 경우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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