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드디어 이번 시간부터는 처방을 예로 들면서 구체적인 실제 사례에 접근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아주 오랜 예전부터 한의학에서는 부인과의 3대 명약이 있었습니다.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 계지복령환(桂枝茯?丸),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의 처방이 그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였던 것도 어떻게 보면 이 3대 처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처방은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이라는 처방입니다.

구성은 아주 단촐합니다. 작약, 창출, 택사, 복령, 천궁, 당귀 등 6종의 한약재로 구성된 아주 간략한 처방입니다. 그러나, 이 단순한 처방에 지금까지 설명드린 ‘수(水)’와 ‘혈(血)’, ‘순환’에 대한 모든 개념이 들어있어서, 부인과 질환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처방의 모델로 삼아서 이 처방을 기본으로 증상에 따른 약재들을 가감(加減)함으로써 처방을 무궁무진하게 확장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이라는 처방이 모든 부인과 질환을 해결하지는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이 처방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핵심적인 증상과 특징들이 갖춰진 경우라야 더욱 날카로운 무기로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은 앞선 시간에 설명드린 ‘혈과 수’중에 ‘수(水)’의 증상이 좀 더 우세하다고 볼 수 있는 처방입니다.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를 딱 봤을 때 우선 뭔가 허약한 느낌, 지쳐 있는 느낌, 푸석푸석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묻다보면 손발이 차갑거나, 평소 냉이 많다고 하는 냉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체력도 약하다 보니 체격은 좋은데도 빈혈경향이 있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당연히 어지럼, 피로감을 동반하여 호소하기도 합니다.

또한 비정상적인 ‘수분’이 체내에 정체되어 있다보니 항상 무겁다고 하는 경우가 많고, 이명이나 부종과 함께 두통도 자주 호소하지만 잘 물어보면 통증보다는 정체된 ‘수분’으로 인해 머리가 맑지 못하거나 무거운 경우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런 유형의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의 특징은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강렬한 통증보다는 은은하게 꾸준히 지속되는 통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목, 어깨의 통증, 허리 통증, 하복부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해당부위의 근육을 만져보면 심하게 뭉쳐있는 경우보다는 오히려 물렁하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이런저런 통증과 불편증상으로 몸이 항상 긴장되어 예민해져 있고, 그로인해 체중도 적게 나가다보니 배꼽 양옆에서 만져지는 복직근은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는 느낌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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