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번역가

[충청매일] 254년, 조조가 세운 위나라는 3대 조방에 이르자 왕권이 약해졌다. 그 틈에 태위 왕릉이 권력을 쥐고자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자 대장군 사마의가 나서서 이를 토벌하였다. 이후 사마의의 자손들은 강력한 귀족으로 부상하여 권력층을 형성하였다. 특히 이전에 촉의 제갈량과 맞서 싸우면서 그 재능을 인정받은 사마의의 둘째 아들 사마소는 점점 권력의 중심으로 향했다.

이 무렵 촉의 장군 강유가 강족과 연합하여 위나라 농우 지역을 자주 쳐들어왔다. 당시 강유는 지략이 뛰어나 제갈량을 계승한 촉의 군사 전략가였다. 이 싸움에 사마소가 나섰다. 정황을 살펴보니 강유가 믿는 것은 촉의 허약한 병사들이 아니라 용감한 강족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사마소는 즉시 군대를 동원해 각개격파에 나섰다. 먼저 강족을 공격했다. 강족은 힘은 강했으나 전술이 없어 사마소의 군대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이어 사마소는 강유를 대적해 손쉽게 물리쳤다. 승전 소식에 위나라 신하들은 사마소를 추종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사마의의 장남 대장군 사마사가 3대 황제 조방을 폐위시켰다. 그러자 군대를 맡고 있던 장수들이 동요했다. 관구검이 나서서 사마씨에 대항하였다. 이때도 역시 사마소가 나서서 평정했다. 그런데 장남 사마사가 갑자기 사망하고 말았다. 이는 집안의 불행이었지만 사마소에게는 행운이었다. 대장군의 지위를 이어받았다.

얼마 후 회남에서 제갈탄이 오나라의 후원을 받아 반란을 일으켰다. 사마소는 친히 병사를 이끌고 가서 먼저 오나라의 손침을 격파했다. 이어 제갈탄의 반란군을 물리쳤다. 패한 제갈탄은 나머지 병사들을 이끌고 수춘으로 도주하였다. 그러자 사마소는 바로 수춘을 포위하였다. 이때 제갈탄과 공모했던 문흠이 군대를 이끌고 사마소를 공격하였다. 하지만 문흠은 유리한 상황임에도 사마소에게 패하고 달아났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공격했지만 모두 패하고 말았다.

곧 평정될 것 같은 싸움이 예상외로 길어졌다. 또한 제갈탄이 장기전에 대비해 식량을 아끼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러자 사마소는 꾀를 내었다. 오나라의 구원군이 온다고 헛소문을 퍼뜨렸다. 그러자 제갈탄은 정확히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그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병사들에게 양식을 넉넉히 나누어주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오나라 군대는 소식이 없었다. 얼마 후 양식이 바닥나고 말았다. 결국 군량이 떨어지자 제갈탄 휘하의 병사들이 동요하며 사마소에게 투항하기 시작했다. 군대가 혼란에 빠지자 제갈탄은 판단을 잃었다. 게다가 문흠은 사마소에게 거짓으로 패한 것이라는 주장을 의심 없이 받아들여 문흠을 잡아 죽였다. 그러자 문흠의 아들들이 병사들과 함께 사마소에게 투항하였다. 결국 제갈탄은 무너지고 말았다. 사마소가 총공격하여 제갈탄을 사로잡아 참수하고 그 삼족을 멸하였다. 이 공로로 사마소는 상국에 올랐다. 이어 조모를 왕에서 폐하고 조환을 허수아비 왕으로 세웠다. 사실상 사마소는 위나라의 모든 전권을 잡게 되었다.

일비충천(一飛沖天)이란 한 번 날면 하늘 높이까지 이른다는 뜻이다.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은 단숨에 정상에 이르게 된다. 요즘 30대 이준석이 보수 야당인 국민의 힘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여세가 어디까지 이르는지 흥미로운 구경거리다.

aionet@naver.com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