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문재인 대통령과 존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은 우리나라의 국격이 한층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경제·안보 차원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남겼다.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라면 무엇보다 반도체 등 산업분야에서 천문학적인 숫자의 투자를 약속했다는 점과 코로나 19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 글로벌 백신 동맹을 맺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미사일 지침 종료로 인한 주권 회복,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기후변화 보건 등 글로벌 도전과제 공동 대응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첨단 제조업 분야 공급망 협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양 정상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차세대이동통신(6G) 등 첨단 제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도 미국에 44조원을 투자키로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그동안 투자를 받아왔던 우리나라가 투자를 하는 국가로 경제적인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업을 직접 지목하며 감사의 표현을 여러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투자 인센티브, 예를 들면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 공급 등 인프라와 소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미국 정부가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향후 우리 기업의 추가 투자도 예고한 셈이다. 양국 간 반도체 투자와 첨단기술 협력, 공급망 협력 강화 약속은 한미동맹이 안보를 넘어 경제동맹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시사한 것으로 매우 값진 일이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본격 협상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한미 간 전략동맹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데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성김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것은 우리측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사는 그동안 동아태 차관보대행으로서 우리 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대북정책 검토에 깊이 관여해 왔다. 빠른 시일 내 협상과 관련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구체적 협의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성과는 한미관계가 과거 수혜적 안보위주의 동맹이었다면 이제는 호혜적 동반자적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일이다. 우리의 국제사회에서의 역량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바이든 역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목표에 대해서 확실한 공감대가 있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미국측의 표현은 북한에 대한 외교를 요청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두 정상이 밝힌 공동성명이 2018년 판문점선언,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에 남북 북미 간 합의를 토대로 한다는 점은 협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북 대화 관여 및 협력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지지가 확보됨으로써 코로나19 방역, 기후변화, 인도주의 등 분야에서 남북협력을 추진해 갈 여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시대적 역사적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남은 과제는 두 정상의 의지대로 회담 내용이 현실적으로 실행되도록 국회는 물론이고 정부의 각 부처가 강력하게 공조·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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