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구 주방용품 홍보관 10명 연쇄감염
방문객 수백명인데 공개된 정보는 찔끔
“개인정보 보호도 좋지만 주민 안전 우선”

3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충북 청주시 서원구 한 제품 홍보관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쇄감염 되면서 혹시 모를 감염 우려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홍보관은 방역당국이 파악한 방문 인원만 200여명에 달해 지역 내 ‘n차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청주시는 극도로 제한된 일부 정보만 공개하는 데 그쳐 시민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시는 개인정보 보호와 장소 공개로 인한 피해 예방 등을 원칙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이는 되래 ‘업체가 쏟아낼 비난을 피하고자 시가 숨기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3일 청주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원구 소재 모 제품 홍보관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0명이다.

냄비 등 주방용품과 함께 침대와 매트리스, 소규모 가전제품 등을 시연·판매하는 이 홍보관 매장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24일이다.

이후 지난 2일까지 방문자 5명과 방문자의 가족 등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방역당국은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일부 확진자들에 대한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방역당국은 지난달 24~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8명이 해당 홍보관을 직접 방문했거나 방문자와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방명록 등을 토대로 최근 196명이 해당 홍보관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현재까지 195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확진자들 같은 공간에 있었던 73명은 자가격리 조처됐다.

시는 이들 외 추가 밀접 접촉자가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매장 내 CCTV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와 관련해 청주시가 시민에게 제공한 정보가 극히 단편적이라는 점이다.

연쇄감염이 발생한 홍보관과 관련해 청주시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정보는 ‘서원구’, ‘주방용품홍보관’, ‘역학 조사결과 접촉자 파악 완료로 비공개 처리’, ‘소독완료’ 등이 전부다.

현재까지 해당 홍보관을 찾은 시민만 200여명에 달하고, 추가 접촉자 가능성까지 존재해 매장 CCTV를 확인하겠다는 청주시가 구체적 정보 공개로 발생할 피해 등을 앞세워 ‘깜깜이’이로 대응하니 시민 입장에선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카페와 청주시 공식 블로그에는 이런 정보 공개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동선이 너무 많아서 아직 파악 중 인 건가요. 아니면 이제 감당할 수 없어진 건가요”라는 등 야유 섞인 글이 달리고 있다.

한 맘카페 회원도 “흥덕구 한 숙박업소나 지역 내 대학 카페의 경우에는 방문자를 찾기 위해 상호를 공개했는데 이번 홍보관은 왜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업체 등으로부터 비난을 피하고자 시가 소극 대응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당국은 정보공개로 쏟아지는 비난보다 주민 안전을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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