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출산율의 저하에서 기인한 인구감소 문제의 심각성은 당장의 현실이 아니므로 체감도도 그만큼 낮다.

때문에 출산정책 관련 예산투입의 우선순위도 미래보다는 현실을 고려한 측면이 분명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인구규모는 국가와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미래발전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당장 오늘의 문제가 아닐 지라도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최근의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현상은 심상치 않은 수준에 이르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기준 합계출산율은 0.92명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은 아이 수가 1명도 안된다는 얘기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1명이 안되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소위 선진국이라 부를 수 있는 회원국들로 구성된 OECD의 평균 합계출산율이 1.63명에 이르는 것을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의 출산율 수준은 최악이라 평가할 수 있다.

2020년 상반기 출생아 수는 14만2천66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가 감소하는 등 급격한 출생아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출산이 연말보다 연초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총 신생아수는 30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합계출산율 추정치 역시 0.8명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주된 출산연령층인 30대 여성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혼인건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년 내 출산율이 반등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현상은 기존 인구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자수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고령화’ 문제에 가려져왔다.

실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출산장려 정책을 본격화 한 것은 최근 10년 남짓이다. 이마저도 자치단체별로 출산장려금을 경쟁적으로 지급하면서 국가 전체적인 출산율의 제고가 아닌 출산예정 인구를 서로 뺏고 뺏기는 제로섬게임의 웃지 못할 촌극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209조원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2011년이후 매년 관련 예산을 연평균 20% 이상 늘려왔음에도 합계출산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때 분명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문제를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프랑스는 90년대 1.65명까지 떨어졌던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끌어올렸다.

프랑스정부가 출산장려를 위해 가족정책에 쓰는 돈은 국내총생산(GDP)의 5%에 이른다. 예산 총규모를 떠나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는 촘촘한 출산장려책이 효과를 거둔 결과다. 스웨덴과 영국도 통합적 출산지원 정책으로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바 있다.

출산율 회복은 발등의 불이다. 가장 강력하게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이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이다.

유럽 국가의 성공 사례를 거울삼아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책 추진에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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