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코로나19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며 전 세계인들의 생활패턴과 일상을 크게 변화시키며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직장과 사회에서는 물론 가족 친지나 친구들 간의 만남도 가로막고 있어 예전에 누리던 우리 전통의 아름다운 정을 멀게 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에 살고 있는 딸 가족이 오랜만에 내려와 모처럼 손자 손녀 재롱을 보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도 있고 손자 손녀가 어리다보니 서로 조심하는 게 좋을듯해 명절에도 서로 방문을 자제하고 영상통화에 만족하며 생활하다 코로나 대응 단계가 완화돼 오랜만에 만났다.

귀여운 손자 손녀가 온다니까 아내는 오기 몇 일전부터 뭘 해줘야 좋아할까 밤잠을 설쳐가며 궁리를 하는 걸보며 ‘내리사랑’이란 말이 실감이 났다.

늦은 밤 주차장으로 마중 나가 만남의 기쁨을 나눴는데 큰 손자 재롱이의 첫마디가 ‘두 밤 자고 갈 거’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저런 말까지 할까 짠한 마음이 들었다.

몇 달 사이에 키도 크고 말도 잘해 그간 성장한 모습에 감격했다. 오랜만에 모여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다보니 두 밤이 금새가고 다시 자기 집으로 훌 떠나고 나니 허전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남매를 두었는데 아들 녀석은 미국에 살고 있어 몇 년째 못 만나서인지 딸 가족과의 만남이 더 반갑고 애틋하게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지구촌 모두의 일상생활이 변화된 것이 많아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을지 식자들은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만 해도 곧 해결되겠지 했는데 갈수록 어렵게 진행돼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좋은 세상에서 살았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코로나로 인한 주위의 변화된 일상이 너무나 많다.

첫 번째는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고 의무가 되었다. 초기에는 안 쓰는 사람도 보였으나 요즘은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르신까지 길거리 어디에서고 안 쓴 사람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마스크를 안 쓰면 관공서를 비롯한 모든 건물에 출입이 제한된다.

두 번째는 비 대면이 일상이 되었다. 코로나의 두려움 때문에 너도나도 직접 만나는 것보다는 안 만나는 것이 최선으로 알고 만남자체를 꺼려하는 사회분위기다.

세 번째는 직장의 각종회식이나 모임자제다. 다섯명 이상 모이는 걸 금지하니까 직장에서 회식도 할 수 없고 동창회나 퇴직자모임등 대부분의 모임을 1년 가까이 하지 못하고 있어 서로 사이도 멀어지는 듯 안타깝게 느껴지고 있다.

네 번째는 서로 대화 기피현상이다. 예전에 승강기를 타면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었는데 요즘은 서로가 꺼리는 눈치라 말 주고받기가 편치 않다.

마지막으로는 정이 메말라가는 세상이 되는 듯하다. 앞의 지적대로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 잘 알아보지도 못하고 대화도 편안하지 않으니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인류의 재앙으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분야가 도심의 생태환경조성이다. 학자들은 지금의 사태를 그동안 인류가 문명의 발달이란 미명아래 산림을 마구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해온 산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류의 번영을 위해 도심의 길거리나 학교 등 빈 공간을 활용해 나무를 많이 심어 쾌적한 생태환경을 구축해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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