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지난 4·7재보궐선거 결과는 국민의 냉엄한 심판이라는 정가의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의 부동산 폭등 문제를 비롯해 LH직원들의 3기 신도시개발 투기문제까지 복합적으로 2030세대들의 불만을 키운 결과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 고위직들의 투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했던 젊은이들의 마음이 떠나면서 이반 표심으로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특히 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민주당 의원과 정부 인사들의 ‘내로남불’식 자기편 감싸기와 평등·공정·정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배신감으로 2030 세대들이 분노를 표출했다고 여기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결국 정부와 민주당은 2030 청년들에게 신뢰성 높은 희망보다는 절망만을 안겨주는 정책 부실을 그대로 노출시킨 형국이 됐다. 이는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에 56.4% 지지를 보냈던 2030 세대가 완전히 돌아서게 만든 결과여서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박영선 후보의 말 실수도 20대 표심을 이탈시키는 데 한몫했다. 박 후보는 20대들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 “역사 인식이 부족하다”고 무시하는 발언으로 가뜩이나 민주당에 불만이 컸던 20대들은 선거를 통해 보란 듯이 마음을 드러냈다.

이뿐만 아니다. LH직원들의 3기 신도시개발 투기문제와 정부 고위직 투기 문제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컸다. 또 일터를 찾지 못한 2030 세대들은 허탈감마저 가질 수밖에 없어 삶의 희망을 잃게 만들었다. 젊은이들에게는 3억~4억원하는 아파트도 언감생심 어려운데, 감히 20억~30억원 거액의 아파트는 평생 꿈에서도 가져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런 부동산 급등과 수도권 신도시 투기 현상을 볼 때 2030 세대들이 정부에 대한 불신은 당연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런 불신이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그동안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여겨왔던 2030 세대들의 반란이라 할 정도의 아파트 가격은 표심 이탈 현상으로 나타나 민주당에 참패의 쓴맛을 안겼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190만7천336표(39.18%)를 득표한 데 반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279만8천788표(57.5%)를 득표해 89만1천452표의 큰 격차로 당선, 서울 시민은 표심으로 의중을 보여줬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역시 민주당의 김영춘 후보가 52만8천135표(34.4%) 득표에 이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96만1천576표(62.7%)를 득표해 43만3천441표 차이로 대승을 거뒀다. 이런 선거 결과는 국민의 민심이 그대로 표심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불과 1년 전 4·15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국민은 민주당에 180석의 의석을 만들어줘 거대 여당을 탄생시켰다. 그만큼 국민의 신뢰와 지지도가 높았다는 증거를 표심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4·7 보궐선거에서는 전혀 정반대의 현상의 표심이 작용됐다. 정부와 민주당은 국민의 마음을 꿰뚫지 못한 미흡한 정책으로 민심을 돌려세웠다.

이번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승을 거두게 된 이유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국민의 신뢰와 마음을 얻었다고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여당과 정치권에 뿔난 2030세대들과 국민의 반란 표가 컸던 덕이다. 거침없는 경고성 민심으로 의사를 표현한 결과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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