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충청매일] ‘정책선거’, ‘공약대결’ 선거시즌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후보자들이 국민들에게 하는 약속입니다. 국가의 일꾼을 뽑는 선거인 만큼 당연히 국민이 뽑은 일꾼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가 중요한 유권자의 선택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과 부산의 시장선거 분위기가 뜨겁습니다. 서울, 부산이 갖는 대표성에 비추어 그 정책의 상징성과 파급력은 상당한바 후보자가 제시하는 정책이 무엇인지는 비단 두 도시만이 아닌 전국적인 관심사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여권과 야권의 양자대결 구조속에서 현 정권이 추구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에 대한 평가라는 민의는 어떠하고 그에 따른 후보자들의 생각 내지는 개선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 또한 상당합니다. 그렇다면 국민이 기대한 관심사는 두 후보의 비전과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경쟁이라고 보아야 하고, 그래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가 제시하는 비전과 정책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오로지 생태탕, 페라가모, 엘시티 등등 미래가 아닌 두 후보의 과거에 대한 진실논쟁만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우리는 소위 ‘네거티브’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그러한 전쟁 속에서 ‘정책선거’와 ‘공약대결’을 외치던 후보자들의 약속은 또 하나의 거짓말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선거의 기본이 왜 지켜지지 못하는 것일까요? 묘하게 양치기 소년과 정치인들으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그 소위 네거티브라는 전략으로 상당한 재미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닌 걸 알면서도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효과를 보고 재미를 본 달콤한 전략이 바로 네거티브이기 때문입니다. 양치기 소년도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도 “늑대가 나타났다.”를 외친 이유는 그러한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도와주러 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일종의 재미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묘하게도 네거티브라는 것은 당장의 표를 모으는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기에 마치 양치기 소년처럼 정치인들도 필요한 시기에 요긴하게 써먹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효과라는 것이 과연 장기적으로도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네거티브를 통해 일정 부분 효과를 보지만 한 번 당한 국민들은 다음번에는 당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수준이 향상되었기에 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철저한 검증의 잣대를 들이대게 되는 것입니다. 꿈쩍않는 국민들을 향해 애가 닳은 정치인들은 더 자극적인 표현을 통해 소위 ‘한방’을 노려보려 합니다. 하지만 그 과욕은 결국 ‘막말파동’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유발하고 결국 선거 자체를 붕괴시킨 사례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마치 거짓말의 달콤함에 기대다가 진짜 늑대가 나타나자 도움을 받지 못한 양치기소년처럼 말입니다. 물론 네거티브라는 전략을 통해 단기적으로 이번 선거는 승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국민들 또한 그 허점을 알고 보다 엄격한 잣대를 요구할 것이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전략속에 네거티브만 몰두하다 장기적으로는 정당의 기능을 상실할지도 모릅니다. 양치기 소년과 같은 정치가 아닌 국민에 꿈과 희망을 주는 정책대결의 선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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