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충주 달천동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많은 일들을 겪어 왔다.

1972년 대홍수때에는 모든 집들이 물에 잠기고 그동안 이룩했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재앙에 부딪히면서도 이웃들과 함께 힘을 모아 버텨왔고 또 정부의 따뜻한 배려와 지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주민들이 피해를 보거나 불편하면 한 번에 고쳐지지는 않았지만 점진적인 개선의 노력으로 조금씩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철도가 들어선 뒤 과선교로 동네는 반으로 나뉘어 서로 왕래는커녕 보이지도 않는 남의 동네처럼 느껴지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동안 주민불편 해소사업으로 추진된 유일한 사업으로 지금의 지하도가 설치됐으나 농기계 하나 지나가면 벽에 바짝 기대어 겨우 지나가는 좁은 통로 하나 만들어 준 것이 전부다.

안타깝게도 과선교 설치 후 발생한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사고예방이라는 당초의 계획이 무색하리만큼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호대기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려던 레미콘차량이 과선교 아래로 추락하고, 버스가 동네 슈퍼마켓 현관 앞까지 돌진했던 사고, 연쇄 추돌사고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고가 있었던 것을 직접 목격해 왔다.

우리 주민들의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자동차 도로를 고가화함으로써 주변마을의 발전은 고사하고 서서히 시들어 죽게 만들고 있는 과선교를 재앙으로 표현하는 것을 누구도 과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리라.

충북선 고속화사업은 균형 있는 국토개발과 충북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란 것을 잘 알고 있고 조속히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다만 그동안 철도로 인해 고통받아 온 주민들을 생각하고 그들이 겪은 많은 고통을 헤아려 되풀이되는 시행착오는 없도록, 시민의 안전과 주변지역의 고통이 해소될 수 있도록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진행해야 한다.

지금 충주시에서도 충북선 달천구간 선형개선 반영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충주의 대표 진입관문 개선과 시민의 안전 그리고 우리 마을의 입장에서 더 이상 사분오열되지 않고 서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마을 또 어떠한 재난이 들이닥쳐도 서로 의지하고 합심해서 극복할 수 있는 화목한 마을을 되찾기 위한 시의적절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촌에서 태어나서 역시 촌에서 농사짓고 있는 농부로 그동안 겪어 왔던 불편함 그리고 아쉬웠던 세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힘없는 시민이지만 이번에 추진하는 충북선 달천구간 선형개선 반영 서명운동을 지지하며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결집된 시민의 힘을 보여 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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