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돈 탄핵한 간관의 표상

[충청매일 김태영 기자] 충남 공주시는 4월 이달의 역사인물로 언관으로서 타락한 권력자인 신돈을 탄핵한 간관의 표상인 석탄 이존오를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존오는 경주(慶州), 자는 순경(順卿), 호는 석탄(石灘)·고산(孤山)으로 지난 1341년(충혜왕 복위 2) 공주목 석탄에서 태어났다.

또 이존오는 지난 1360년(공민왕 9) 과거 급제 후 수원에 있던 경기관찰도의 서기(書記)를 거쳐 사관(史官)에 발탁됐으며 1366년(공민왕 15)에 임금의 과실에 대해 간언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 언로의 책임을 맡는 언관직인 우정언에 임명됐다.

당시 공민왕의 신임을 받던 개혁적인 승려 신돈은 공민왕의 믿음에 부합해 여러 개혁적인 정책을 추진했지만 이후 권력에 취해 노골적으로 권력을 남용했다.

이러한 신돈의 행태에 대해 어느 누구도 비판하지 못했지만 이존오는 언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희생을 각오하고 신돈의 잘못을 논죄하기 위한 상소문을 작성한 뒤 공민왕에게 올렸다.

공민왕은 이에 격노해 상소문을 불태운 후 그들을 심문하라 명했고 겨우 죽음을 모면한 이존오는 전라도 장사(지금의 고창)의 무(監務)로 좌천됐다.

이후 이존오는 고향인 공주목의 석탄으로 물러나 석탄정(石灘亭)을 짓고 은거했으며 나라에 대한 근심과 분한 마음을 못 이겨 깊은 병에 걸려 지난 1371년(공민왕 20) 31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뒤늦게 잘못을 깨달은 공민왕은 선생을 성균관 대사성으로 추증해 선생의 충성심을 기렸으며 공주 충현서원, 부여 의열사 등 여러 곳에 배향됐다.

저술로는 지난 1726년(영조 2) 후손들에 의해 문집인 ‘석탄집(石灘集)’이 간행돼 전해지고 있으며 좌천 이후 자신의 처지를 백제의 멸망에 빗대어 읊은 시 ‘석탄행(石灘行)’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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