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韓談)]산후에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파요(4)
[한담(韓談)]산후에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파요(4)
  • 충청매일
  • 승인 2021.03.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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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지난 시간에는 ‘혈병(血病)의 성약(聖藥), 부인병의 성약’으로 자리잡은 당귀(當歸)의 효능 중 “풍(風)을 제거하고 경락에 기가 잘 통하게 한다”라는 구절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당귀의 또 다른 효능인 “보익약(補益藥)으로 사용하여 원기(元氣)가 부족해 일어난 병증을 치료한다”라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앞선 회에 당귀는 맛이 달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맛이 달다는 것은 에너지를 공급하거나 부족한 것을 보충한다는 의미를 갖고있다고도 말씀드렸고요. 그렇다면 “단맛은 다 비슷한데, 단맛이 당귀보다 강한 ‘감초’를 쓰면 되지 ‘당귀’를 따로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실 것입니다.

한의학에는 ‘귀경(歸經)’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모든 약재는 고유의 귀경이 있어 약재의 효능이 귀경을 따라 특정 장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감초의 단맛과 당귀의 단맛이 작용하는 장부에는 차이가 있게 되어, 허약하다고 해서 무조건 ‘당귀’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죠. 당귀는 주로 ‘혈(血)의 부족’으로 인한 허약에 쓸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므로 당귀를 보충해주는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뭔가 핏기없이 창백하거나, 마른 체형이면서 만성적인 변비를 갖고 있거나, 생리량의 부족하거나, 마른 고목이 비틀어지는 것처럼 관절이 변형되거나, 근육에 영양이 부족하고 순환이 안되서 생기는 경련성의 통증(흔히 쥐가 잘나서 왔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죠)을 자주 호소하거나, 어지럼 및 빈혈을 자주 호소하거나 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발(髮)자 血之餘(혈지여)”라고 하여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뇌, 심장, 간 등의 오장육부에 영양(혈)을 충분히 공급하고 나서도 영양(혈)이 남으면 그때 모발이나 손톱, 피부 등에 영양(혈)을 공급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귀가 보충해줄 수 있는 증상에는 추가적으로 탈모,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잘 끊어지는 증상, 갈라지거나 부러지는 손톱,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는 피부, 건조성의 피부가려움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아마 이 정도 증상만 나열해드려도 약간의 상상력을 덧붙인다면 어느 정도 당귀를 사용할 수 있는 모습이 그려지실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첫 번째 모습은 수 십년간 육체적인 노동을 많이 해서 검게 그을린 피부에, 마르고 야윈 체형에 피부도 거칠고 갈라져있고, 근육도 말라붙어 뼈마디가 다 드러나 보이는 모습인 경우가 한 모습이겠구요. 두 번째 모습은 일상적인 행동을 조금만 해도 쉽게 자리를 깔고 앓아 누우면서, 항상 이런저런 잔병치례가 많고, 여기저기 통증이 쉽게 생기고, 추위를 타는 야위고 창백한 흰 얼굴의 가냘픈 여성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당귀가 이 모든 증상을 단독으로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추가적인 증상을 파악하고 개개인의 직업, 나이, 성별, 출산유무 등등을 추가적으로 파악하여 다른 약재들을 함께 사용하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런 증상과 상황의 환자라면 당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보는 것이 첫 번째 단추를 잘 끼우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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