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무슨 이유로 이 직업을 선택했나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볼 법한 질문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직자들 또한 무슨 이유로 공직자가 됐는지를 묻는 질문을 들어봤을 것이다. 봉사정신을 갖고 일을 하고자, 안정적이어서, 연금을 보고, 좋아 보여서 같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위와 같은 이유들이 공직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공직자가 되고자 생각하게 된 계기는 바로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옷 가게에 옷이 맘에 들지 않다면 다른 매장을 가면 될 것이고, 크게 아파서 갑자기 응급실을 가야 할 상황이 아닌 이상 병원에 대해서는 여러 병원 중에서 골라서 가면 되듯이 우리는 본인의 기호에 따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또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건축의 인허가나 각종 지자체에서 처리하는 업무는 오직 그 업무 담당자만이 처리할 수 있다. 나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에서 오는 자부심과 책임감이란 것이 나를 공직자가 되게 한 가장 큰 계기이다.

공직자에게는 많은 권한이 있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것이다. 이 권한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국민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권한을 국민들에게 다시 형평성 있게 나눠줘야 한다. 나에게 이런 많은 권한이 있다고 이를 악용하거나 남용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점차 나라는 부패해질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손실은 엄청나게 발생할 것이다.

조선 후기 안동 김씨 등의 세도정치 시절 매관매직의 성행으로 관리들은 탐관오리가 돼 백성들을 수탈하고, 경제 및 민생은 피폐해졌으며 이에 반동 작용으로 홍경래의 난, 임술 농민봉기 등의 민란이 발생하며 나라는 혼란에 빠졌다. 나라가 부패하니 민란이 생기고, 결국은 나라까지 잃게 됐던 우리의 아픈 역사에는 부패한 공직자가 있었다. 현대에도 멕시코와 같은 나라는 치안을 맡아야 하는 경찰이 부패해 카르텔과 같은 거대 범죄조직이 거리를 활보하고 국민들은 각종 범죄와 마약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권한을 가진 공무원은 위와 같이 나라가 부패하는 것과 민생이 혼란해지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모든 일에는 권리와 의무가 있다. 많은 권리를 가진 만큼 많은 의무를 지키며 살아야 하고, 그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은 바로 청렴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청렴한 마음을 기초로 나라의 경제와 치안 국익을 지키고자 자신을 다잡아 보다 나은 나라를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공직자가 청렴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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