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순 작가 ‘반반 고로케’ 출간
다문화가정 아이의 성장기 다뤄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김송순 동화작가가 자신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세상의 모든 ‘민우’에게 보내는 이야기, ‘반반 고로케’(놀궁리/ 1만2천원·사진)를 출간했다.

동화 ‘반반 고로케’는 초등학교 4학년 민우의 성장기다. 민우에게는 두가지 난제가 있다. 하나는 한글을 자유롭게 읽고 쓰지 못해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됐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아빠 이사드를 가족으로 받아들일수 없다는 점이다. 겉보기에 전혀 다른 과제로 보이는 두 가지 문제는 하나의 사건에서 비롯됐다. 3년 전 아빠가 교통사고로 민우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민우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민우의 시계는 멈췄지만 세상의 시계는 돌아간다.

엄마는 다문화권 이민자다. 새아빠가 될 사람은 엄마 보다 더 먼 나라에서 온 이사드다. 이사드 아저씨는 엄마보다 도 더 먼 나라에서 와서 엄마보다 더 한글이 서툴다. 수염이 가득하고 민우 앞에서는 웃지 않는 이사드 아저씨가 무섭기만 하다. 게다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고로케를 햄이 들어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먹지 말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사드 아저씨가 좋은 사람이라지만, 민우에겐 아니다.

새로 전학간 학교는 힘들다. 방과 후에 선생님과 따로 한글 공부도 해야 하고, 새로 알아가야 하는 친구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민우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분교에는 없었던 육상부. 민우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 달릴 때마다 육상 선수였던 아빠를 닮은 거 같아서 기분이 더 좋았다. 한글 읽기 쓰기 때문에 마음을 졸일 때, 이사드 아저씨에 대해 반 아이들이 알까 봐 걱정될 때 민우는 달렸다. 

한편 이사드 아저씨는 천천히 노력한다. 한글학교도 다니고, 엄마와 민우의 갈등을 중재하기도 하고, 민우 엄마가 아팠을 때는 엄마를 간호하고 공장에 일하러 가고 민우를 돌본다. 자신을 움츠리게 했던 ‘다름’이 친구들 눈에 ‘특별함’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리고 친구들이 자신을 응원한다는 걸 느끼며 민우는 한층 더 성장하게 된다.

‘반반 고로케’는 ‘민우의 이야기’는 가족 배경 때문에 특별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김송순 작가는 “실제 민우라는 학생을 만난적이 있다. 우리 사회에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어떤 아픔을 겪고 있는지 알게 됐다. 민우를 늘 가슴에 담고 살다 민우를 주인공으로 동화를 쓰게 됐다”며 “민우와 같은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성장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싶다. 우리 사회가 편견을 버리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문화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 동화가 민우와 같은 세상의 어린이들을 더 이상 차별하지 않고 배려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수연 아동문학 평론가는 “‘반반 고로케’는 민우를 통해 사람은 기다림과 사랑으로 자란다고 말한다. 또 이사드 아저씨를 빌어 사람은 평생 자란다고 말한다”며 “동화의 핵심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산다는 의미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송순 작가는 ‘할머니의 씨앗 주머니’, ‘달못에는 항아님이 살고 있대요’, ‘아빠의 깡통 집’, ‘모캄과 메오’ 등의 동화책을 내놓았다. 그림을 그린 김진화 작가는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내가 케이크를 나눈다면’, ‘봉주르, 뚜르’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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