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교육 여론조사
국민 42.8% “사교육 심화됐다” VS 5.5% “줄었다”
학부모, 원격수업으로 학습격차 우려…의존 심화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수업이 줄어들면서 새 학기 맞은 학원가에 사교육 심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 내 집단감염 우려로 학교교육이 축소되면서 사교육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공교육에서 발생한 자녀의 학습손실을 학부모가 사교육에서 메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0 교육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사교육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초·중·고교생이 받는 사교육이 최근 2~3년 내 어떻게 변했느냐’는 질문에 42.8%가 ‘심화됐다’고 답했다. ‘줄었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했으며, ‘변화 없다’는 응답이 51.8%였다.

실제로 국내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매년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7년 27만2천원, 2018년 29만1천원, 2019년 32만1천원이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42만9천원으로 지난해(39만9천원)보다 7.5%(3만원)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 격차가 커지며 등교수업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컸다.

하지만 교육부는 초등학교 1·2학년만 매일 등교 할 수 있게 했으며, 나머지 학생들은 밀집도를 준수하며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도록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습부진을 우려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분위기다.

청주의 학부모 A씨는 “이번에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데 영어와 수학 학원을 보내며 새 학기를 준비 중”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수업이 줄어들어 혹시나 아이가 학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할까봐 학부모들은 기존보다 학원을 더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이번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코로나 탓에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이 어려워 불안감이 크다”며 “코로나19 전에도 아이를 학원에 보냈지만 학부모들은 지금 학원이나 과외 등에 아이를 맡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학원이 있나 학부모들끼리 알아보고 괜찮은 학원이 있으면 서로 추천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청주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고3 학생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 입학 준비반을 상담하는 학부모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줄어들어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학습 격차 등을 우려한 부모들이 사교육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학습격차를 해소를 위해 사교육을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사교육을 못하게만 할 것이 아니라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교육 바우처’ 지급 등을 통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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