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설 명절을 앞둔 지난 8일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렸다.

김 의장은 카카오 및 계열사 전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 이상 결심을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달 1일 기준 국내 주식부자 가운데 3위로 그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5조3천733억원 이상이라는 평가다.

김 의장은 ‘우리의 직원들과 일선 근무자(쿠팡맨)들은 쿠팡의 중추이며 성공의 이유’라며 ‘회사의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축하하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선 근무자들이 우리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고생한 점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지면서 국민들은 설 명절의 분위기도 느끼지 못하는 한파속에 우리 사회에 새로운 기부문화가 꽃을 피우고 있다.

이런 사회 지도층의 역할이 지성이나 체력, 기술력이나 경제력에서 다른 민족들보다 뒤떨어졌다던 로마인들이 커다란 문명권을 형성하고 무려 천 년 동안이나 강국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는 것이다.

이같이 기부는 정부의 개입영역이 아니거나 정부의 역할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한다. 또 자선적 기부는 사회의 균형발전을 가능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에 이바지한다. 우리 사회에 건강한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자선적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 바람직한 기부문화가 조성되려면 먼저 사회 지도층의 모범적 기부가 많아져야 하며, 기부자를 영웅으로 대접하는 토양이 만들어져야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기부에 대한 교육이 늘 이루어져야 하고, 기부를 장려할 수 있는 여건과 조세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또한 기부의 대상이 되는 비영리 조직들의 투명성과 신뢰성, 그리고 경영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비영리 조직들은 시민의 기부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에 건전한 기부문화가 정착되어 자신의 행복을 소외된 이웃과 조금씩 나눌 수 있을 때 우리 사회가 문화시민이요 선진시민이라는 자부와 긍지가 있게 된다.

물이 있는 데서 없는 데로 흘러가듯 많이 가진 쪽에서 먼저 나누고 봉사하는 활발한 기부문화를 통해 인류문화의 장(field)을 더욱 성숙하게 빛내고, 그늘진 곳에도 햇빛이 비치게 해 우리 사회가 함께 조화롭게 상승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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