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피해가 큰 자영업자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인내심에 한계를 표출하며 대 정부 투쟁에 나서는 등 사회적 저항이 곳곳에서 거세지고 있다.

음식점과 카페, 노래방, 가맹점주, 편의점, 당구장, 피트니스 등 중소상인 및 실내체육시설 19개 단체는 그제부터 24시간 무기한 오픈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거리 행동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도 청와대 인근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 확대와 인력 충원, 공공의료 강화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전체 병상 중 10%도 되지 않는 공공병원이 90%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음에도 인력이 늘어나지 않아 노동자들의 이직·사직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버틸 대로 버티며 코로나19 상황을 감당해오던 분야에서 더는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 3차 대유행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로 격상해 시행된 게 지난해 12월 8일이다. 12월 24일부터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이 조치들은 오는 14일까지 적용된다. 예정대로 끝나더라도 총 시행기간이 무려 69일에 달한다. 더욱이 밤 9시 이후 영업 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국민들도 피로감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년 이상 이어진 거리두기로 인해 피로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81.2%에 달했다. 거리두기 정책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답변도 48.3%나 됐다. 그러면서도 81%는 거리두기가 코로나 예방에 효과적이었다고 답했다. 거리두기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세부적인 지침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강력한 거리두기에 사회적 부작용이 속출하자 정부도 방역 체계 개편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너무 엄격하게 방역 조치가 이뤄진 부분 중 일부 완화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주 금요일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거리두기 단계 및 방역 조처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3일 신규 확진자 수가 467명으로 나흘 만에 다시 400명대로 올라선 것이 변수다.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번 기회에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의료진들의 도움 없이는 위기를 극복하기가 난망하다. 거리두기 체계를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반영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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