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종교 관련 시설로부터 코로나19 집단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전국이 다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씩 안정되어가는 듯하던 상황에서 또 다시 종교시설 집단감염이 발생하다보니 이를 보는 시민들의 감정도 차가워지고 있다.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59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 발생 확진자는 516명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로 늘어난 것은 열흘 만이다. IM선교회에서 운영하는 비인가 대안 교육시설들이 확진자 수를 견인하는 데 한몫했다.

한동안 300명대로 유지되던 국내 확진자는 지난 25일 IM선교회 산하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125명의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광주의 IM선교회 산하 TCS국제학교에서는 27일 하루 사이 109명이 나왔다. 대전 IEM국제학교의 누적 확진자는 176명까지 증가했고, 광주 TCS국제학교 관련 누적 확진자는 147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IM선교회에서 비롯된 감염이 다른 교회로까지 퍼지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강원도 홍천에서는 이 지역의 종교시설을 방문한 IM선교회 관련 학생 37명과 이들을 인솔한 목사 부부 등 총 3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 용인시의 관련 TCS국제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IM선교회가 운영하는 전국의 학교 학생과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검사가 예정돼 있어서 확진자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진정기마다 종교시설에서 터져 나오는 무더기 확진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지난 2월 신천지교회부터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사랑제일교회, BTJ 열방센터, IM선교회 등 코로나 대유행의 중심에 늘 종교시설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이들 종교시설은 하나같이 ‘밀집·밀접·밀폐’ 등 최악의 3밀 환경에서 무분별하게 활동을 했다. 이번 IM선교회도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집단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27일 광주에서는 흥분한 시민들이 TCS 국제학교 건물에 날계란을 던지는 등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시민들은 “국민들이 연일 노심초사하고 있고, 중소 상인들은 죽을 지경에 처해 있다”며 “노고가 많은 방역 당국 관계자들과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는 평범한 시민들을 생각하면 종교시설의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부분의 종교시설은 비대면 예배를 하거나 당분간 예배를 보지 않는 등 정부의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공동체의 안전과 이익을 먼저 생각한 결정일 것이다. 그렇다고 ‘종교의 자유’라는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사회를 위해 모범을 보이는 종교단체에 박수를 보낼 일이다. 이기주의로 뭉쳐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종교 행위는 이제 멈춰야 한다.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까지 똑같이 죄인 취급을 받게 해선 안 된다. 아울러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이번과 같이 등록되지 않은 교육시설과 종교시설 등 방역 사각지대가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살피고 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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