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몇번 입지도 않았는데 새로 사야할 판…수십만원 가격 부담”
일부 학부모 ‘교복 무용론’ 제기…“사복 입게 해달라” 국민청원 등장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지난해 수십만원을 주고 아이 교복을 샀는데 코로나로 인해 학교 간 날이 얼마 되지 않아 새교복 같아요. 교복이 꼭 필요한가요”

충북 청주시의 학부모 A(45)씨는 방학 사이 훌쩍 키가 커버린 아들이 생각나 교복을 입혀봤다. 교복을 입어보니 바지도 작아지고 동복 셔츠도 한 치수 큰 것으로 사야 했다.

A씨는 “지난해 몇 번 입지 않은 교복을 새로 장만하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며 “교복구입비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 속에서 등교수업이 정상화되기까진 낭비라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새 학기를 앞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교복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등교수업이 올해 몇번이나 있을지 가닥이 잡히지 않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신입생들은 교복을 얼마나 맞춰야 할지 난감한 처지다.

올해 고등학교 입학하게 된 B(16)양은 “등교 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병행되면서 학교 가는 날은 한 달에 열흘이나 보름 정도로 생각된다”며 “막상 학생들은 학교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생활하다보니 굳이 교복을 사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4일 교복 대신 사복을 입게 해달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본인 중학생 학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코로나19가 사그라들고 등교 정상화가 되기 전까지 사복을 입고 등교하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신입생 뿐만 아니라 방학 사이 체형 변화로 교복이 몸에 맞지 않은 재학생들도 교복 구입을 꺼리는 분위기다.

학교 몇 번 가려고 교복 구입비를 지출하기 부담스럽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복전문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수업이 늘고 등교수업이 줄면서 올해 신입생들은 특히, 교복을 한 벌씩만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액도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교복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이렇게 장사가 안된 적이 없었다”며 “지난해 같으면 학기 시작 전인 연초부터 4월까지 교복을 2~3벌씩 사갔고 손님으로 바빴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매출이 감소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학교가 코로나19의 감염확산 주요인이 될 가능성이 작다”는 국제보건기구(WHO) 연구결과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교육부에 등교수업 재개 검토 지시를 내렸다.

교육부는 이르면 다음주 중 올해 학사운영 지원방안과 함께 등교수업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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