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지난 시간에는 산후에 발생하는 허리 및 골반통의 원인으로 어혈(瘀血)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어혈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우에서 어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분들이 믿지 못하시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개별적으로 독립된 하나, 하나의 세포가 합쳐져 있는 총합이 아닌,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의 이상은 장단기적으로 다른 부분의 이상을 초래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그리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 이번 글부터는 구체적인 허리 및 골반통의 증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우리가 ‘요통’, ‘골반통’이라고 부르는 병명에 대한 오해를 먼저 바로잡아야 합니다. 저도 경험이 쌓이기 전까지는 마찬가지였지만 대부분 ‘요통’이라는 진단명을 듣게되면 ‘허리’, ‘척추’, ‘디스크’등과 같이 허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허리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요통, 골반통’과 함께 동반되는 다른 증상들이 있게 마련이며, 이런 동반증상들이 치료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이 강하게 나타나는 급성기에는 두통, 구역감, 불안, 소화불량, 부종, 땀 분비, 심한 경우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자율신경의 반사반응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로 한의학에서는 ‘기체(氣滯), 기울(氣鬱)’의 단계로 보는 단계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때의 경우를 떠올려보시면 되겠습니다. 뭔가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이 듭니다. ‘체(滯), 울(鬱)’이라는 한자가 바로 그런 뜻입니다.

이런 경우 허리만을 바라보고 치료를 하게 되면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의외로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요통, 골반통’과 더불어 어떤 증상이 동반되어 왔는지를 구별하여 동반된 증상을 함께 고려하여 치료하게 되면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경우를 많이 보게됩니다.

일례로 한약중에 ‘당귀’, ‘향부자’와 ‘복령’이 함께 들어있는 처방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개개 처방의 쓰임이 미세하게 다르기는 하지만 이렇게 ‘당귀’, ‘향부자’와 ‘복령’이 배합된 처방이 앞서 말씀드린 증상을 개선하는 기본 모델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당귀’와 ‘복령’의 조합이 급성기 통증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당귀’는 우리가 식품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알려진 약재이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혈(血), 순환’에 관련된 처방에는 거의 대부분 ‘당귀’가 포함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약방의 감초’ 이상의 사용빈도를 자랑합니다. 

오늘도 지면 관계상 더 자세한 이야기를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습니다. 다음 회에는 ‘혈약의 대표 당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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