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한 영어학원, 원생 잇단 확진에도 몰려
학원 경쟁력 높아 긴 대기열 존재…휴원 꺼려
학부모 “우리 아이 진도 못 따라갈까도 걱정”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최근 한 달간 잇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 한 영어학원에 원생들이 몰리면서 그 배경에 궁금을 자아내고 있다.

해당 학원 원생들이 연거푸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학부모들은 집단감염을 우려하고 있지만 또다시 자녀를 이 학원에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청주시에 따르면 이날 흥덕구에 거주하는 A군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A군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B군과 같은 한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 두 원생 간 지표환자(최초 확진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틀 간격으로 해당 학원 원생들이 확진 판정을 받자 이곳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흥덕구 복대동에 위치한 학원은 유치부 200명, 초등부 280명이 등록해 교사와 직원 등을 포함하면 관련 인원만 520여 명에 이르는 등 자칫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달 10일에도 이곳 원생이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 불안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지만 학부모들은 이 학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

학부모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보내는 데에는 복잡한 이유가 있다.

우선 충북 청주에는 영어 유치부를 운영하는 학원이 많지 않은 가운데 해당 학원은 전국 50여개의 체인점을 가진 유명 학원이다. 다수의 외국인 교사가 아이들을 상대로 영어로만 교육을 진행하고 또 지역에 이런 학원이 많지 않은데다 소위 ‘네임벨루’까지 가지고 있으니 높은 교육열의 학부모들 사이에선 이 학원의 경쟁력이 매우 높다.

여기에 이 학원 유치부 경우에는 유아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돌봐주는 등 유치원과 비슷한 역할까지 수행해 어린 자녀를 둔 많은 학부모들이 이곳에 자녀를 보내려하고 있다.

이런 탓에 이 학원에는 소위 ‘긴 입학 대기열’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부모들은 코로나19 감염 불안에 1~2달 간 자녀를 쉬게 하려해 도 긴 대기열에 따른 재입학 가능성이 낮아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내는 실정이다.

해당 학원 원생을 둔 한 학부모는 “전국에 있는 모든 학원의 교육과정이 동일하게 진행해 한 달 이상 휴원하게 되면 아이가 진도를 못 따라가는 것은 물론 긴 대기인원에 재입학도 어렵다”며 “관점에 따라 학부모의 과한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를 둔 학부모라면 이 심정을 알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휴원과 입학과 관련해 학원 측의 강압성은 없다”며 “코로나19로 모든 학부모가 불안하긴 하지만 모두가 아이를 보내는 상황에서 우리 애만 안 보낼 수 없어 위험을 무릅쓰고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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