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입양가정을 비롯하여 그동안 가정과 어린이집에서 발생했던 아동학대 문제는 심각했다. 지난 10년간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례가 평균 매달 1건씩에 이를 정도로 우리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2015년 1만1천715건이던 국내 아동학대가 2019년에는 3만45건으로 급증했고, 사망 어린이는 42명에 달했다.

실효성이 부족한 땜질식 대책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지 않았던 것도 큰 문제다.

더욱이 아동학대의 경우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숨겨진 범죄라는 특수성과 정신적ㆍ육체적 미성숙으로 인해 아동 스스로가 인권을 주장하고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축소되고, 사회적으로 외면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동학대의 결과는 신체적인 부상 등에 그치지 않고 아이의 행동적, 발달적 문제를 포함하여 근본적으로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데에 큰 심각성이 있다.

정신적 충격은 아동의 성장과정에서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쉽게 치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아동 학대의 80% 이상이 외부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욱 크다.

더욱이 부모의 자녀에 대한 학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학대유형이 갈수록 다양화되고, 학대의 정도와 결과 또한 잔인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아동학대처벌법을 제정·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기때문에 보다 근본적으로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세부적인 대책의 수립이 요구되어 왔다.

정부는 지난 19일 정인이 사건에서 드러난 대응 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내놓았다.

피해아동을 학대 가정으로부터 차질 없이 분리하기 위해 쉼터를 추가 개설하고, 아동학대를 조사하는 전담 인력을 늘려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 등을 발표했다.

정부는 학대 피해 아동을 가정과 조속히 분리·보호하기 위해 피해아동쉼터 14곳을 연내에 추가로 열기로 했다.

또 0~2세 이하 학대 피해 영아를 전문 교육을 받은 보호 가정이 돌볼 수 있도록 200여개의 보호가정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정인이 사건에서 3차례의 주변 신고가 있었음에도 제때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후속 대책이 뒤따르고 있지만 아동학대의 특수성과 제도적 허점을 통해 아직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아동학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충분한 논의와 제도적 보완이 뒤따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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