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분양가격 3.3㎥ 기준 1300만원대 책정
2010년 639만원에서 10년만에 두배로 ‘껑충’
업계 “건설사 배불리기…실수요자 부담 가중”

[충청매일 김오준 기자] 세종시가 6-3생활권 주상복합의 분양가격을 역대 최고 금액인 1천300만원대(3.3㎥ 기준)로 책정하면서 건설사들의 횡포를 부추겼다는 비난과 함께 ‘고분양가 논란’에 빠졌다.

세종시 청약시장은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책정에도 ‘청약 100% 완판’이 이어지는 특수성을 지녔고, 여기에 더해 전국적 투기세력도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종시가 서민주거 안정의 정책기조를 역행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20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일 6-3생활권 H2·H3블록에 들어서는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주상복합에 대한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열고 3.3㎡당 평균 분양가격 상한금액을 H2블록 1천281만원, H3블록 1천309만원으로 각각 책정했다.

금호산업 컨소시엄이 공급하는 6-3생활권 주상복합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H2블럭 770가구, H3블럭 580가구 등 총 1천350가구로 구성된다.

세종시가 이번에 결정한 공동주택 분양가격은 세종시 출범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세종시 청약시장의 분양가격은  2010년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 3.3㎡당 639만원에서, 2019년 7월 4-2생활권 3.3㎡당 1천200만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10년 사이 분양가격이 두 배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이번 6-3생활권 주상복합의 고분양가는 인접지역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드러난다. 6-3생활권 인근 부지인 6-4생활권 마스터 힐스 아파트의 분양가는 2018년 공급당시 3.3㎥당 평균 1천2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또 지난해 10월 분양을 마친 1-1생활권 M8블록 한림풀에버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1천132만원이다.

6-3생활권 토지가격 인상분을 반영해도 1천300만원이 넘는 분양가격은 과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6-3생활권의 높은 택지가격과 기본형건축비의 상승치가 반영됐기 때문에 이전에 공급된 1-5생활권의 주상복합(우미건설) 분양가격(1천145만원)보다 상한금액이 다소 높은 금액”이라며 “여기에 지질에 따른 흙막이 및 차수벽 공사비 등 토목공사비용 명목으로 H2보다 H3의 분양가격 상한금액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의 입장과 달리 실수요자들은 1천300만원대의 가격을 ‘고분양가’로 체감하고 있다.

세종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평균 분양가격이 1천300만원을 돌파한 것은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부담이 되는 고분양가로 볼 수 있다”며 “문제는 높은 금액에도 투기세력들이 몰려 100% 완판이 이어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투기세력은 분양가격이 다소 높지 않다고 인식할 수도 있지만 서민들 입장에서 치솟는 분양가격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세종시는 건설사 배 불리는 정책이 아닌,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춘희 세종시장은 2018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세종시 예정지역 건축·주택 사무’를 이관 받으면서 “세종시는 시민주권특별자치시다.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건축·주택 사무를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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