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서울 갤러리BHAK서 회고전 열려
1990~2000년대 대표작 회귀 시리즈 15점 전시

김창열 2002년작 회귀 PA02003A.
김창열 2002년작 회귀 PA02003A.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 화백의 작고 후 첫 회고전이 열린다. 김 화백은 지난 5일 92세로 타계했다.

옛 박영덕화랑인 서울 한남동 갤러리BHAK(대표 박종혁)는 김 화백을 추모하는 전시로 기획한 ‘Recurrence(회귀)’전을 20일 개막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의 대표작 ‘회귀' 시리즈 15점을 선보인다.

김 화백이 50년간 천착한 ‘물방울 그림'을 모든이와 함께 가까이서 다시 볼 수 있는 이 전시는 의리와 자부심에서 비롯됐다.

생전 김 화백과 박영덕화랑 박영덕 대표는 각별한 사이였다. 인연은 30여년전 이어졌다. 삼청동에 현대화랑을 설립한 박명자 회장의 친동생인 박영덕 대표는 90년대 현대화랑에서 기획자로 일했다.

이후 강남에 화랑을 차려 독립한 박영덕 대표는 김 화백을 적극적으로 프로모션했다. 파리에서 활동한 후 국내 귀국전을 현대화랑에서 연 이후 현대와 끈끈한 사이였던 김 화백도 신생화랑을 응원했다. 1997년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연 이후 2000년, 2002년, 2005년, 4번이나 전시를 펼치며 의리를 보였다.

유럽 등 해외 미술계에서 인정받는 김 화백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신생 작은 화랑인 박영덕화랑과 의리를 지킨 배경이 있었다.

90년대 후반 국내 미술시장이 내수에만 집중할때 박영덕화랑은 해외 주요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미술 인맥을 넓혔다. 

해외 전시때 박영덕 대표는 김창열 화백을 적극 소개했다. 1999년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아트 쾰른'에 참가, 부스의 절반을 김창열 물방울 작품으로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는 해외 미술계와 컬렉터들에 인상을 남겼고, 이 전시로 인해 김 화백의 작품은 해외 주요 미술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2004년 프랑스 국립 쥬드폼므 미술관에서 김 화백의 대형 회고전이 열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김 화백의 ‘회귀' 시리즈는 김 화백과 박영덕 화랑이 가장 활발히 협업했던 시기의 작품이다.

천자문을 배경으로 물방울을 화면 전반에 배치한 ‘회귀' 시리즈는 김 화백이 자신의 환갑을 기점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다. 어릴 적 할아버지에게 한자를 배웠던 경험에 대한 향수이자 해외에서 활동하면서도 굳건히 지켜오던 동양의 철학과 정신을 상징한다.

이젠 ‘물방울'로 불리는 김 화백은 1972년부터 2020년 갤러리현대에서 마지막 전시까지 일관되게 화면에 물방울을 그려 왔다.

진짜 물방울처럼 보이는 그림은 초현실적이다. 멀리서 보면 물방울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물방울은 사라진다. 물감과 붓질의 흔적만 있다.

김 화백은 평생 물방울을 그리면서 “영혼과 닿을 수 있겠다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고 했고 “물방울을 그리는 것은 모든 사물을 투명하고 텅 빈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용해하는 행위”라고 말한바 있다.

‘김창열의 물방울'을 다시 만나볼수 있는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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