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코로나19의 여파로 활동을 자제하면서 동영상 온라인 서비스(OTT)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집도 예외일 수 없다. 서비스에 가입하고, 부모님들께도 공유해드리며 집콕 생활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OTT 서비스를 이용해 직장 생활을 소재로 한 웰메이드 드라마 두 작품을 시청했다.

나는 2019년 임용돼 이제 만 1년을 채운 신입인데, 상사를 배경으로 인턴을 거쳐 신입사원이 된 4인방의 이야기보다 10년차이지만 부서에서 막내인 검사의 이야기를 보며 나라면 어떨지 나름대로 고민하던 모양에 공직에 있어서인가 괜한 새삼스러움과 쑥스러움이 있었다.

인기작이므로 시청하신 이들이 많겠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시목’이다. 작가가 다른 뜻을 염두에 두고 주인공의 이름을 지었을 수는 있지만 시목은 국어사전에 의하면 땔감이 되는 나무를 뜻한다.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이리저리 부딪히며 옳은 일을 해나가는데, 본인의 영달을 우선시하는 사회에서 편리와 편의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바쳐 세상을 밝히는 모습과 겹쳐져 굉장히 주인공과 어울리는 단어이며 의미로 보인다.

그리고 나는 드라마를 시청하는 내내 시목(視目)을 떠올렸다.

본다는 행위와 그 행위를 하는 눈.

전 시즌에 걸쳐 주인공은 불의를 모른 척하지 않는다. 마치 자기변호와 합리화를 거치며 쌓여가는 불합리를 눈으로 꿰뚫어보는 감시자로 비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 전관예우로 인한 사건의 빠른 종결을 탐탁지 않아 하던 그조차도 일전의 상사를 찾아가 부탁을 하고 그 또한 전관예우였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이 있다.

나는 사기업을 다니다 공무원이 됐기 때문에 종종 둘의 차이를 묻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곳에서도 신규 직원이었고 이곳에서도 신규 직원이기 때문에 내가 차이를 논하기는 주제가 넘는 것 같지만 지금 내 책상의 비품들에는 영리회사의 사무실에서는 보이지 않던 문구가 있다.

청렴 실천과 청탁 금지.

청탁과 부정은 때때로 인정이나 배려의 극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현혹돼 속을 수 있을 정도로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끊임없이 본인이 확인해야 한다. 해당 문구를 비품 여기저기에 비치한 것은 곁에 가까이 두고 함께 생활하며 마주해 본인을 돌아볼 것이고, 너도 너를 돌아보라는 선배 공직자들의 의지이자 뜻으로 보인다.

나는 오늘도 그리고 남은 공직생활 동안에도 나를 돌아보며 청렴을 실천하고 부정과 멀어지기 위해 계속해서 살필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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