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빽빽한 빌딩 숲과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와 온갖 소음이 가득한 도시생활 30여 년을 하다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 그리워 시골 가서 살자고 짝꿍한테 농담 삼아 한 이야기가 실현돼 조그마한 농가주택을 짓고 산 지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나와 짝꿍은 여느 귀촌한 사람들이 농촌 생활에 대해 갖는 환상적인 기대감 같은 것이 없었기에 그 생활에 바로 적응했다.

분명한 것은 시골생활은 현실이라는 점이다. 누군가에게는 꿈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처음부터 귀촌을 생각하며 준비한 것은 아니었지만 콘크리트 문화에서 벗어나 탁 트인 곳에서 노후 생활을 생활하고 싶었다.

나는 귀촌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그리고 잃은 것도 있다. 어쩌면 잃었다기보다는 내가 변해서, 시간이 지나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첫째, 자녀의 분가다.

언제까지나 내 품 안에서 함께 있을 줄 알았던 자녀들은 학교와 군대를 마치고 성인이 돼 사회인으로 성장해 직장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모 품에서 독립을 하게 됐다.

둘째, 나와 배우자의 모임 및 취미생활의 변화이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약속이 조금은 조심스러워진다. 퇴근 후 부담 없이 동료와 한잔하고 택시로 집으로 가면 되는데, 주거지가 시골이다 보니 나와 짝꿍은 다음날을 위해 동료들과의 만남은 줄어든 반면 짝꿍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눈빛만 봐도 무엇을 할지 마음이 통한다.

세 번째,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꿈을 이야기하면 남들은 ‘세월 좋은 소리하고 있네’라고 할지 몰라도 나에게는 가장 활력소이자 삶의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집을 짓고 어떻게 하면 예쁘고 멋있게 꾸미고 가꿀까 생각하며 나무시장을 방문해 어울릴만한 꽃과 나무를 구입해 심고 가꾸니 나의 꿈은 조금씩 이뤄져가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나 모임을 전혀 할 수 없는 시점이어서 나의 자녀들은 주말이면 편안하고 새소리 들으며 한가롭게 쉴 수 있는 시골에 자주 온다.

어쩌면 이런 곳이 나의 천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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