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지난 시간에는 산후에 과도한 땀과 함께 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말씀드렸고, 오늘은 보다 많은 분들이 산후에 고통을 호소하는 허리와 골반통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허리와 골반통증은 꼭 산후에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일상생활중에도 나타날 수 있고, 산후에 발생한 문제 이외의 다른 원인으로도(비뇨생식기의 문제, 근육의 문제 등)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경우의 수를 열거하기 보다는 산후에 나타나는 허리와 골반통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산후병의 특징은 지난번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다허(多虛, 허증이 많고)와 다어(多瘀, 어혈증상이 많고)입니다. 10개월에 걸친 임신과정과 분만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와 영양분의 소모, 출혈과 장기 및 혈관의 손상으로 인해, 산모의 원기가 손상되고 기혈이 부족하게 되는 허증(虛症)의 상황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어혈(瘀血)이 쉽게 발생하게 되는데 보통 어혈은 멍, 생리혈처럼 혈관밖으로 나온 일명 “죽은 피”를 말하지만, 이 외에도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는 혈관내 찌꺼기, 비정상적인 모양의 적혈구, 부족한 혈액량, 제한된 혈액순환 등을 통칭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어혈은 쉽게 출혈을 의미한다고 하였으니 얼핏 생각하면 출산과정중에만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만성적인 증상이나 통증을 유발하는 어혈의 경우는 오히려 산후에 자궁이 정상상태로 회복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요즘은 출산 이후 빠르게 사회에 복귀를 하여야 하거나, SNS 등에 이쁜 몸매를 뽐내기 위한 사진 등을 올리기 위해서 출산후 너무 이른시기부터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분들을 쉽게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하게 몸을 움직이게 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하게 됩니다.

우선 규칙적으로 일정한 양의 식사를 하지 않게됨으로써 신생아에게 충분한 모유수유를 할 수 없을뿐더러, 모유수유를 통한 몸의 회복도 놓치게 됩니다. 또한 충분한 혈액을 만들어내지 못하여, 출산중에 손실된 혈액을 보충하지 못하고, 2차적으로 혈액량의 감소로 인한 순환의 저하 및 심장의 부담도 초래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조금만 반복되도 혈관은 탄력을 잃게 되어 손끝 발끝까지 꼼꼼하게 혈액을 나르지 못하고, 심장도 펌프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못하게 됨으로써 더욱 심한 순환장애를 초래하게 됩니다. 건강하지 못한 적혈구는 모양도 기형적으로 만들어지게 되어 혈관을 매끄럽게 통과하지 못하게 되고, 산소와 충분히 결합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피로와 무기력 등의 증상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단순히 안 먹고, 살좀 뺀다는데 이런 거창한 일들이 일어날까요? 많은 분들이 “설마?”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현실에서는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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