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꿈세상 정철어학원
대표

[충청매일] “새로 오신 선생님이다.”

교실마다 학생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을 내밀며 관심을 보인다. 어깨가 절로 으쓱 해졌다. 대학교 3학년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학원 강의 첫 날이다. 매일 열심히 강의를 준비하며 멋진 강의를 다짐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좌절감에 빠졌다. 강의 시작 1주일 후 고등학생 절반이 교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복도에서 마주친 학생들은 콧방귀를 뀌고 지나갔다. 고등학생 전문학원에서 고등학생들에게 거부당하고 있는 것이다. 식은땀이 나며 학생들과 교실이 두려워졌다. 대학 후배들이 나에게 배우면 쉽게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했다. 하여 자신 있게 강의를 시작했고 나름 열심히 잘 준비했는데 이랬다. 오늘 수업만 끝내고 달아나고만 싶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예상치 못한 큰 폭우를 만난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도 어려운데 대학 전문용어를 나열하며 폼나게 설명했으니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대학교수도 스트립쇼를 해서라도 학생을 졸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대학총장을 역임한 매형님의 가르침에 내 강의가 죽은 강의임을 알았다.

조금 터득한 사람은 자신이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많이 깨달은 사람은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나는 몰랐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 스스로 열심히 준비하며 잘하고 있다고 착각에 빠져 있었다. 당연히 좌절해야 했다.

대학 졸업 후 빈손으로 학원사업을 시작하였다. 많은 고생 끝에 지역에서 꽤 잘한다고 소문이 난 학원으로 성장하였다. 이젠 ‘내가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모 대학 사교육경영 CEO과정을 접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전국에 있는 잘하는 학원을 돌아보았고 일본과 대만의 학원까지 탐방하며 배웠다. 그리고는 혼잣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알고 있었고 무얼 잘하고 있었던 거야!’ 남들도 다 하는, 당연히 하여야 할 것을 하면서 엄청 노력하며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 자기도취였다.

잘하는 것, 노력하는 것의 방법을 깨달음은 쉽지 않다. 그를 찾아 실현하는 것은 끝이 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그 것은 차별화된 성장과정을 찾아서 이루어 나가는 무한도전이다. 이는 모두가 아는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이치를 향해 나아가지 못 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그 이유는 나는 지금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정도는 정말 잘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도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만을 아는데 나는 이리 오래 걸리고 어려웠다. 나는 그 ‘모름’을 그제야 알았다. 그 모름을 알고 나서야 끝없는 도전을 통해 배우고 연구하며 차별화된 성장을 찾기 시작했다.

착각과 자아도취는 극복과 성장을 저해하는 떼어 버려야 할 암적 존재이다. 내 몸 어느 구석에 보이지 않게 쩍 달라붙어 아집을 생성하는 암 덩어리이다.

착각은 나의 역할 곳곳에 도사린다. 친구처럼 소통 잘하는 꽤 괜찮은 아버지, 권위적이고 독단적이지 않은 리더, 정 많고 의리 있는 친구···란 생각도 착각일 수 있다. 소망하는 이런 역할들의 모습도 ‘남도 다 하는 정도이거나 혹은 남보다 못 하면서 갖는 착각의 모습이 아닐까’하고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착각이란 놈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잘하고 있는 고수는 늘 더 배워야 한다고, 더 잘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내가 스스로 부족함 없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틀림없이 부족한 것임을 명심하여 늘 성찰하고 반성하며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