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이우찬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제로금리 기조에도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금리 역주행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1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연 2.72%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9월부터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금리는 지난 5월(2.81%)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았고 오름폭은 지난해 9월(0.1%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대출금리가 오른 건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가 오른 가운데 정부 규제로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간 영향이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 한도 축소 등을 통해 대출 공급을 줄이고 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6%로 0.09%포인트 뛰어올랐다. 지난 4월(2.5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집단대출(0.11%포인트), 보증 대출(0.15%포인트) 금리 등도 줄줄이 올랐다. 두 달 연속 상승하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달 3.01%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발표 이후 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비대면 대출이 많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대출 금리도 소폭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2.49%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2.86%로 0.05%포인트 올라갔다. 지난 9월 이후 두 달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0%대로 떨어진 예금금리는 0.90%로 두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0.95%)는 0.03%포인트, 순수저축성예금 금리(0.89%)는 0.02%포인트 올랐다. 만기 1년 정기예금 금리는 1.02%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정기적금 금리는 1.16%로 제자리걸음 했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1%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02%포인트로 0.01%포인트 벌어졌다.

비은행금융기관 대출금리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대체로 내림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지난달 다소 줄어든 영향이다.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는 10.05%로 전월 대비 0.13%포인트 하락했고 새마을금고 금리도 3.84%로 0.09%포인트 떨어졌다. 신용협동조합(3.89%), 상호금융(3.37%)의 대출금리는 0.06%포인트, 0.02%포인트씩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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