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꿈세상 정철어학원 대표

[충청매일] ‘폐업!’ 식당 문 앞에 붙은 짧은 글….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과 비애가 녹아 있다. 아프다. 오랜만에 찾아간 식당이 문을 닫았다. 내가 잘 아는 분이 퇴직금으로 받은 노후 설계 자금을 털어 식당을 열었는데 이리 되었다. 너무 안쓰러워 전화통화 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은 창업대비 폐업율이 80%에 달한다고 하고 식당은 개업 후 1년내 폐업율이 40% 5년내 폐업율이 82%라고 한다. 심각하다. 자영업을 시작한 많은 사람들은 갖고 있는 모든 경제력을 동원하여 아니 심지어는 빚을 내어 창업을 하고 보랏빛 꿈을 꾼다. 하지만 폐업율을 고려해 보면 대부분은 있는 재산을 탕진하기 십상이다. 왜일까?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무얼까? 통계를 보면 식당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60%가 준비기간이 3개월이라 한다. 즉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작하는 것이다. 그 업종의 고수가 창업을 해도 100%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 사업은 그만큼 변수가 많다. 그런 전쟁터를 3개월 준비한 초보자가 총을 들고 나아간다면 쓰러질 확률이 높다.

창업 전에 세심한 검토와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어느 분야의 고수가 되기까지 1만 시간이 걸린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따르려면 하루 8시간씩 3년 6개월 정도를 배우고 연구하며 준비해야 한다. 너무 멀다. 멀더라도 시간을 떠나 그 분야의 준고수 정도는 된 다음에 창업을 헤야한다.

창업을 한 후 열심히 노력만 하면 사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런 것 같지 않다. 사업에 실패하여 폐업한 사람에게 ‘왜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느냐’고 힐책하면 아마 대노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름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은 했는데 실패를 했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도 실패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보여진다. 첫째는 착각이다. 이 정도로는 노력이 아닌데 본인은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어떤 사람은 오전 11시에 영업시작인데 8시에 출근하여 쓸고 닦고, 매일 좋은 식재료 사러 직접 장을 보며 ‘나는 열심히 노력한다’라고 생각한다. 매일 새벽 5시에 나와 음식과 서비스를 연구하면서도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차이가 있다. 둘째는 헛다리짚기 이다. 왼쪽 다리가 가려운데 오른쪽 다리를 긁고 있는 것과 같다. 성공 포인트를 벗어난 곳에 온 힘을 쏟는 경우이다.

창업 후에는 성공법칙을 깨닫고 그 맥을 찾아 열정을 쏟아야 한다. 맹자는 어떤 일을 도모함에 있어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를 중시했음이 맹자의 공손추 하편에 표출되어 있다. 사업일선에서 30년 넘게 연구하며 경영을 해온 나도 맹자의 천시 지리 인화를 중시한 철학과 나의 경영성공법칙에 대한 철학의 맥을 같이 한다. 경영성공법칙의 연구는 천시 지리 인화 이렇게 시작이다.

새벽 1시30분 학원 셔터를 내리고 겨울골목에 들어섰다. 차갑다. 냉기가 온몸을 관통한다. 가로등조차 얼어붙어 빛을 잃었다. 인적 없는 스산한 골목의 냉혹한 느낌은 삶의 겨움이 겨울전쟁 전선 한가운데 얼려 놓여진 듯 외롭다. 열악한 자영업자들의 버거움 같다. 긴 호흡으로 찬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각박한 냉기도 불안한 두려움도 삭막한 긴장감도 겨울바람에 담아 온몸으로 맞이했다. 후련하다. 겨울골목의 냉혹함을 피하지 않고 온 몸에 담으려하니 차라리 후련하다. 차가운 삶의 전선도 이렇게 후련하게 온 몸으로 맞이하리라 다짐한다.

차가운 삶의 겨울골목에 홀로 서있는 자영소상공인들도 나름의 성공법칙으로 겨울바람을 이겨내어 따듯한 봄바람을 맞이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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